◎파격적 ‘몸값’으로 영입/“유능한 신인 발굴없이 비슷한 드라마양산 비판”방송 3사의 인기 드라마작가 영입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KBS 1TV 대하사극 「용의 눈물」의 작가 이환경씨와 MBC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김정수씨가 작품이 끝나자마자 줄줄이 SBS로 옮긴 데 이어 최근에는 MBC 인기 일일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의 작가들이 타사의 집중타깃이 되고 있다. 이에앞서 「아들과 딸」 등 주로 MBC에서만 활동했던 박진숙씨와 SBS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내놓았던 김혜정씨가 모두 KBS행 열차를 탔다.
현재 영입경쟁이 가장 치열한 대상은 MBC 「남자셋 여자셋」의 작가팀. 「남자셋 여자셋」이 평일 오후 7시대 시청률을 싹쓸이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자 KBS와 SBS가 동시간대 청춘시트콤을 기획, 최연희 하철승 김용래 명수현 이성은씨 등 「남자셋 여자셋」의 작가들을 빼내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 MBC의 한 관계자는 『KBS와 SBS가 최근 이들과 접촉, 작가 대부분이 동요하고 있어 설득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이 방송사를 바꾸면서 고액의 극본료 계약을 맺는 것은 불문가지. 구체적인 「몸값」은 철저히 비밀에 싸여 있지만 김수현 이금림 김운경씨 등 10여명의 초특급 극작가들이 드라마 1회당 400만∼800만원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극본료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게 방송가의 관측이다. 한국방송작가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 SBS가 몇몇 인기작가를 대거 영입하면서 파격적인 몸값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협회 소속 극작가의 기본원고료(10분 기준)가 단막극의 경우 자료조사비 포함 26만4,100원, 일일극의 경우 15만4,100원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액수이다.
문제는 이같은 일방적인 인기극작가 영입풍토에서는 유능한 신인작가가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 각 방송사가 신인작가를 발굴해 키우려는 노력 대신 기존 인기작가에만 의존해서는 전체 드라마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작가협회 관계자는 『소속 극작가 776명중 현재 방송 3사에서 활동중인 작가는 50여명,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인기작가는 15명 정도에 불과하다』며 『결국 신인작가의 참신한 작품보다 인기작가의 비슷비슷한 작품만이 양산될 뿐』이라고 말했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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