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접을 노출·생략하는 실험으로/내달 佛 프레타포르테展 참가박춘무(44)씨가 디자인하는 브랜드「데무」를 제대로 입어내려면 꽤 멋쟁이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검정 흰색의 무채색, 단순하지만 상식을 깨는 그의 옷들은 그저 예쁘고 날씬해 보이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기대를 번번히 저버리기 때문이다. 88년 30대 캐릭터정장을 기본라인으로 출발한 「데무」는 그러나 현재 20곳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다. 개성이 강하지만 그만큼 절제된 선이 특징인 옷은 정숙과 변화에 대한 요구를 나름대로 조화시키기 때문이다. 매번 새로운 옷을 만들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그에게 「데무」의 경영을 맡고 있는 남편 최병문(45)씨가 『밖으로 나가 볼 것』을 권했다. 96년 9월부터 파리 프레타포르테전시회에 매년 두차례씩 참석하고 있다. 「이런 옷이 팔릴까」라는 생각으로 들고나간 옷이 오히려 주문이 많을 정도로 외국 소비자들은 그의 옷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얇은 망사의 안에 털을 댄다든지 인체의 선을 왜곡한 실루엣등 과감한 실험이 이런 옷 저런 옷 다 섭렵해 본 구미소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됐던 모양이다.
6∼9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cph비전」에도 그의 이름으로 부스가 설치됐다. 1월 파리전시회를 본 덴마크 바이어의 제안으로 이뤄졌는데 『스칸디나비아 3국의 톱디자이너가 참석하는 유명전시회라 욕심도 났지만 한번 행사에 2,000만원이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한다. 결국 그쪽 바이어가 경비일체를 대고 그는 의상만 보냈다.
9월 프레타포르테전시회에 가져갈 옷으로 준비한 검은색 린넨원피스드레스. 칼라의 바깥선 시접이 겉으로 보이게 하고 민소매선도 시접처리하지 않아 깔끔한 완성형 옷이란 개념에 도전했다. 가슴전체에 드레이프를 준 것이 특색이다. 얇은 린넨이 형태감을 유지하도록 탄성과 유광효과를 주는 가공을 했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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