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졸업식노래 등 박자·리듬형태 같아/北 혁명가요 상당수도 日 군가 등 그대로 옮겨우리 어린이는 학교에서 일본음계로 만든 창가풍 노래를 배우고 있으며 북한 혁명가요는 상당수가 일본노래라는 주장이 나왔다. 해방 반세기가 넘도록 남북한 모두 일제잔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음을 밝히는 두 편의 논문이 「한국음악사학보」 창간10주년 특집호(제20집)에 실렸다.
우리 동요의 일재잔재를 추적해온 홍양자(동국대 강사)씨는 「초등학교 음악교과서 속의 일본음계」에서 현행 초등음악교과서(6차과정)에 일본 요나누키 음계로 된 21곡이 있으며 이중 몇 곡은 일본음악교과서 창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홍씨는 대표적인 보기로 2학년 교과서의 「시냇물」(「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은 일본의 1학년 「바다(海)」, 2학년 「추석날」(「팔월에도 추석날은 즐거운 명절…」)은 일본의 2학년 「저녁놀(夕曉■小曉■)」, 6학년 「졸업식 노래」(「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는 일본의 1학년 「달팽이」와 박자나 리듬형태가 같고 선율의 일부가 비슷하다고 밝혔다.
근대창가를 연구해온 민경찬(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교수)씨는 「북한의 혁명가요와 일본의 노래」라는 논문에서 신민요와 더불어 북한음악의 핵을 이루는 북한 혁명가요의 상당수가 일본군가 또는 일본 전래동요이며 그중에는 곡뿐만 아니라 가사까지 일본 것을 그대로 옮긴 것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예컨대 김일성이 작곡했다는 「조선인민혁명군」 「반일가」 「조국해방가」 등은 고야마 사쿠노스케(小山作之助) 작곡의 「일본해군」, 노동절 노래 「메데가」는 구리바야시(栗林宇一) 작곡의 「아무르강의 유혈」, 「녀성의 노래」는 일본 전래동요 「맨 처음은(一番始■■)」이며 최근 황장엽 망명사건으로 유명해진 「비겁한 자야 갈라면 가라」는 문구가 들어 있는 「적기가」는 독일민요를 번안한 일본의 「적기의 노래(赤旗■歌)」와 같다.
민씨는 『일본음악을 우리음악으로 둔갑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올바른 민족음악을 수립하려면 우리 음악에 남아 있는 일본적 요소를 철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음악사학보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한국음악사학회(대표 송방송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가 88년 7월 창간호 이래 매년 2회 발행해온 학술지다. 학회는 한국음악사학보 창간 10주년 기념호를 낸 데 이어 11월6, 7일 국립국악원에서 제2회 국제음악학술심포지엄을 연다. 국내외 학자 11명의 논문이 발표될 이 회의에서 홍양자, 민경찬씨의 이번 논문은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오미환 기자>오미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