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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문학 좌담/90년대 한국문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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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문학 좌담/90년대 한국문학은

입력
1998.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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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 취해 통속화 위험 노출”/소설­간접체험적 생산이 주류/시­80년대 탈피 새길 모색 미흡/비평­상업성에 말려 주체 상실계간 「창작과 비평」이 오랜만에 문학좌담을 마련했다. 문학보다는 폭발적으로 터지는 우리사회 정치 경제분야 등 갖가지 문제의 분석에 더 힘을 쏟는 듯 했던 이 계간지가 통권 101호를 맞아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 셈이다.

「90년대 문학을 결산한다」는 주제로 열린 좌담은 젊은 참석자들의 면면부터가 인상적이다. 창비 창간 후에 태어난 소설가 김영하(30), 창비적 입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시인 김정란(45)씨가 그렇다. 이들은 문학평론가 김사인(43), 방민호(33)씨와 함께 90년대 우리문학 전반을 돌아보았다.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90년대 소설이 70·80년대와 달리 현실 그 자체의 직접체험보다는 영화나 컴퓨터 등 갖가지 문화를 통한 간접체험으로 생산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문화에 취한 시대」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모두가 통속화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작가는 기성의 가치관을 정면으로 상대하지 못한다. 윤대녕 같은 작가의 경우 현실은 가상일뿐이고 현실 이면에 놓여 있는 존재의 시원을 향한 초월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방민호)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정란씨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삶의 암울함은 어떤 패러다임으로도 삶을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유래한다』고 분석했다. 김사인씨는 『거품으로 표현되는 90년대 문학현상은 우리 사회가 지녀온 근대체험의 원천적 불구성의 표현』이라며 『작가는 근대와 자본주의가 밑바닥부터 흔들리는 시대에 새로운 삶의 양식, 자기만의 감수성의 형식을 창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부문에서는 최영미 김정란씨 등 90년대에 위세를 떨친 여성시에 관한 비판과 성찰이 논의의 주축을 이뤘다. 김영하씨는 『대학에서 읽은 김남주 박노해 백무산의 시는 80년대적 콘텍스트에서 유용했을 뿐, 이제는 제3의 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비평에 대해서는 참석자들 대부분이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90년대에 횡행한 「상업주의적 문학주의」는 특히 젊은세대 비평가들이 비평적 주체를 상실, 편가르기에 휘둘린 결과였다는 것이다. 다양한 시각에서 90년대 문단을 깊이있게 비판한 좌담에서 참석자들은 『새로운 연대의 한국문학은 세계적 맥락을 가진 진정한 국민문학을 내놓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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