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수에도 영향「한반도 집중호우와 중국 대홍수 등 동아시아 기상이변은 엘니뇨와 라니냐의 합작품인가」
지난 6월 소멸된 엘니뇨와 최근 빠르게 발달하는 라니냐가 동아시아 기상이변의 주범일 가능성이 높다는 기상청 분석이 11일 나왔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페루 연안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중남미 일대에는 집중호우가, 태평양 서안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가뭄이 나타난다. 엘니뇨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부터 올해 봄까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강한 고기압이 발달해 이 지역에 유례없는 가뭄이 지속됐다. 6월부터 양쯔강 등 중국 화난(華南)지방에 집중호우가 발생한 것도 이 고기압이 너무 강해 동남아시아에 위치했던 열대강우대가 북쪽으로 밀려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여름을 고비로 엘니뇨가 거의 소멸되는 대신 라니냐가 급격히 발달함에 따라 적도 부근의 습기가 양쯔(揚子)강 유역으로 대량 유입돼 집중호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즉 동에서 서로 부는 적도 무역풍이 그동안 엘니뇨 기세에 눌려 제힘을 펴지 못했으나 라니냐가 발달하면서 운동성이 강화돼 열대 수증기를 계속 서북쪽의 양쯔강 유역으로 불어넣고 있다는 것.
양쯔강 유역에서 발달한 저기압은 편서풍을 타고 계속 동진, 한반도와 일본 서북부 지방에 유입되면서 이들 지역에도 엄청난 집중호우를 내렸다.
예년같으면 이같은 저기압의 유입은 만주지방까지 세력을 넓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에 눌려 약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올해는 엘니뇨로 인한 비정상적인 기압배치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남쪽 해상에 머물러 있어 양쯔강 유역의 저기압이 한반도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엘니뇨에 의해 촉발됐던 양쯔강 유역 홍수가 엘니뇨의 소멸과 함께 약화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라니냐의 발달로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기상청도 엘니뇨와 라니냐의 구체적인 관계가 어떤 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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