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인력과 예산, 그리고 낙후된 장비. 현재의 기상청 형편으로는 이번과 같은 돌발적인 기상변화를 정확히 예측키 힘들다는 것이 기상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기상청의 현재 인력은 1,004명. 일본(6,300명)이나 미국(5,300명)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과 같은 비상상황에서는 교대도 못하고 24시간 연속근무를 해야 하는 형편이다.
예산도 옹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예산이 661억원인데 이중 인건비가 239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넘어선다. 기본적인 시설운영비까지 합하면 337억원이 넘는다. 이때문에 예산을 예보능력 향상과 기상연구 및 장비도입 등에 활용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이러니 장비나 시설면도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할 수 밖에 없다. 95년에 들여온 구형컴퓨터는 처리속도가 느려 국지적 기상현상은 물론 중·장기 기후예보가 어려운 현실이다. 기상상황을 파악하는 기초이자 핵심장비인 레이더의 숫자도 일본이 15개인 반면 우리나라는 5개에 불과하다.
이같은 기상레이더가 부족해 서해상에서 이동해오는 기압골을 단기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기상청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급박하게 변화하는 단기적인 기상측정을 위해서는 레이더가 제일 중요하다』며 『최소한 백령도와 흑산도에는 우선적으로 기상레이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상위성 및 레이더를 통해 6시간 정도 앞서서 기상예측을 하는 4차원 입체분석 따위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형편이다. 그나마 최근 예산청이 슈퍼컴퓨터를 내년중 도입하도록 예산을 배정한 상황이라 중·장기적 기후예보는 내년부터 다소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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