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1차 투표서 78표로 끝내/여권선 ‘朴 총무 선명성’ 우려도10일 치러진 한나라당 원내총무 경선은 예상외로 싱겁게 끝났다. 4명의 후보가 맞붙은 경선에서 박희태(朴熺太) 의원은 1차에서 출석과반수(69표)보다 9표 많은 78표를 획득, 이재오(李在五·23표) 정창화(鄭昌和·21표) 김중위(金重緯·15표) 의원 등 나머지 세후보를 가볍게 물리쳤다. 박후보의 「쾌승」은 비당권파의 표결집력을 튼실하게 반영했다는 점에서 8·31 전당대회의 가늠자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것이 신임 박총무는 비당권파가 민 사실상의 「단일후보」였다. 6일 있었던 비당권파 중진모임에서 비당권파 수장인 김윤환(金潤煥) 의원은 총무 후보로 박의원을 「지명」했다. 그러나 같은 비당권파인 김중위 의원이 이에 반발, 경선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바람에 비당권파는 한때 후보를 낙점해 놓고도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를 추진하는 어정쩡한 행보를 취하기도 했다. 비당권파는 내부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자, 일단 총무직대 체제로 가되 전당대회가 끝난 뒤 새 총무를 선출하자는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당권파와 다른 출마후보들의 경선요구에 가로막혀 이것마저도 포기해야했다.
결국 비당권파는 4선인 김중위 의원이 상처를 입는 한이 있더라도 박의원에게 표를 몰아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전당대회 축소판 형태로 치러지는 총무경선에서 비당권파가 지리멸렬할 경우 이회창(李會昌)대세론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물론 당권파측은 이번 총무경선에 김덕룡(金德龍) 의원계 후보가 빠졌다는 사실을 들어 당권판도와의 연계성을 애써 축소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한동(李漢東)계를 대신한 정창화의원과 서청원(徐淸源)계를 대표한 이재오 의원이 비당권파 후보와 표대결을 벌인 사실은 적잖은 의미를 가진 것으로 봐야 한다.
초선인 이재오 의원이 2위를 차지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총재경선 후보중 상대적 열세로 평가받고 있는 서청원 의원의 「세대교체」 파괴력이 의외로 만만찮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여권은 한나라당 총무경선 결과에 기대반 우려반의 반응을 보였다. 여당측은 전당대회를 의식한 신임 박총무가 선명 일변도로 나갈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유연한 정치적 입장을 견지해온 비당권파가 박총무의 「배후」에 있다는 점에서 대화와 타협을 기대하는 눈치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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