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종성’ 일땐 꼭 해야주부 김모(37)씨는 어려서 홍역을 앓은 뒤 중이염이 생겼다. 한 쪽 귀는 10대 후반에 수술했으나 고름만 멈추고 잘 들리지 않았다. 나머지 한 쪽 귀는 수술하지 않고 지냈는데 몸이 힘들 때면 조금씩 물이 나오고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김씨는 수술하면 지금보다 잘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만성중이염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런 환자는 물놀이가 잦은 여름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염증성 질환은 항생제등 약물로 치료하는 게 보통이나 만성중이염은 수술로 치료한다. 재발을 막고 청력을 보존하며 염증의 진행을 막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수술결과는 시술자의 경험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보통 10명 중 9명은 염증이 재발하지 않는다. 또 10명 중 5명 정도는 청력이 호전되며 나머지는 수술전 수준으로 보존된다. 100명 중 1∼2명은 청력이 더 나빠지기도 한다. 김씨처럼 한 쪽 귀를 수술한 후 청력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잘 들리는 반대쪽 귀를 수술하는 것은 꺼려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단순 중이염이 아닌 진주종성(眞珠腫性) 중이염이라면 청력손실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수술해야 한다. 진주종이 중이(中耳)나 내이(內耳)에 손상을 줘 청력 손실은 물론 안면신경마비 어지럼증 뇌막염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수술한 귀에 아직 청력이 남아 있다면 그 귀에 보청기를 사용하고 잘 들리는 반대쪽 귀를 수술하도록 한다. 만일 잘 들리는 귀가 단순한 만성중이염이라면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로 염증의 진행을 막으면서 청력을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술은 보통 1주일 입원하며 항생제등을 1개월 가량 투여한다. 수술 후 통원치료는 초기 2∼3주동안 1주일에 2∼3회, 1개월 이후는 1∼2주에 1회씩 1∼2개월의 치료가 필요하다. 퇴원 직후부터 일상업무를 할 수 있다.<이광선 울산대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이비인후과 과장>이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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