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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장세 기대감(투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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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장세 기대감(투자이야기)

입력
1998.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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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금리 12%대로 안정/부동산경기 아직 낮잠/구조조정 한숨돌릴 내달께 시중돈 증시로 몰릴수도금융기관 돈을 빌려쓴 사람들이야 아직 실감이 덜하겠지만 실세금리가 12%까지 떨어졌으니 저금리시대가 도래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금리가 떨어질 때면 증시 관계자들이 입에 올리기 좋아하는 말이 「유동성 장세」다.

유동성 장세란 경제의 기초여건이나 특별한 호재때문이라기 보다는 시장에 자금(유동성)이 넘쳐흘러 증시로 흘러들어오는 덕분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자금이 넘쳐나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최근 유동성장세라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는 역시 금리하락추세이다. 한때 20%를 웃도는 고금리의 단맛을 봤던 사람들에게 12∼13%가 양에 찰 리가 없다. 어디 다른데 돈 굴릴 데 없나 하고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소지는 충분하다. 미국증시폭락, 양쯔강 홍수, 엔화불안같은 외풍에도 주가가 붕괴되지 않고 근근히 버텨나가고 있는 걸 보면 앞으로 잘만 하면 은행보단 훨씬 높은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을 할 만한 것이다. 주택가격의 반짝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는 점에서 부동산보다는 증시가 저금리의 수혜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장세가 나타나면 상장주식수가 많아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사고 팔수 있는 주식이나 금융비용이 커 금리인하의 혜택을 보는 기업의 주식이 각광을 받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중순이후 최근까지 증시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한껏 부풀었다. 별 볼일 없던 증권, 건설주가 한때 강세를 보이고 무역관련 주식도 반짝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 건설 무역 등 이른바 「트로이카」주식이 유동성장세를 이끌고 가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아직은 아니다」였다. 유동성장세 출현의 핵심지표인 고객예탁금이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 단적인 증거다. 단지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불러온 사이비장세였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 기대를 완전히 접을 때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금리하락의 실질적인 효과가 기업들에게 돌아가기 시작하고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가 돈을 풀기 시작하면 유동성장세는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조조정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는 9월중순을 그 시기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국외환경이 불투명하긴 하지만 「유동성장세」는 고려해볼만한 변수임은 분명하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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