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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대신 봉사” 구원의 손길/중부 대홍수­수해복구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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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대신 봉사” 구원의 손길/중부 대홍수­수해복구 이모저모

입력
1998.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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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全공무원 비상근무/軍 장병들 곳곳 복구작업 나서/쓰레기 수거 예방접종도 실시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9일 비가 일단 그치자 서울과 경기, 충남지역 수해지역들은 이른 아침부터 복구작업으로 분주했다. 민·관·군이 총동원된 복구현장은 한숨도 많았지만 『실의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다』며 모두가 폭염속에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먼저 침수됐다가 복구작업이 진행되던중 폭우가 다시 쏟아지면서 2차 침수된 서울과 경기북부 지역 주민들은 허탈감 속에서도 하루빨리 복구가 이뤄져 생업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랐다. 그러나 수해지역이 워낙 광범위한데다 장비 등이 턱없이 부족해 복구가 지지부진이어서 수재민들과 작업반을 안타깝게 했다.

서울시=서울시는 비가 그치고 한강과 중랑천의 수위가 내려가 범람위기를 넘김에 따라 유실된 하천제방 복구와 도로청소, 침수주택 안전점검 등 본격적인 피해 복구 및 방역작업에 들어갔다.

전직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한 시는 1,000여명의 군부대 병력을 지원받아 우선 이번 폭우로 훼손된 중랑천 양재천 등 주요하천의 제방 19곳에 마대를 쌓고 부직포를 덮는 등 복구작업을 벌였다.

시는 특히 장기 침수로 잔뜩 물을 먹은 취약제방들이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훼손될 수 있어 수시로 점검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와함께 환경미화원과 공공근로자 등 7,500여명을 동원, 7,300여톤으로 추정되는 침수지역 쓰레기 수거에 나서는 한편 침수지역 주민들에 대해 장티푸스 예방접종과 침수주택 및 수재민 대피시설에 대한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경기도 경기도는 공무원 1만3,000여명, 군인 1만5,000여명 등 5만4,000여명의 인력과 트럭 굴삭기 등 장비 2,300여대를 동원, 각 수해현장에서 복구작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피해지역이 도 전역이다시피해 원활한 복구를 위해서는 500여대의 장비가 추가로 필요하나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도는 민간장비를 임대해 피해지역에 공급할 방침이다. 의정부시는 공무원과 군인 2,200여명을 투입해 유실된 제방의 복구작업에 나서는 한편 수재민들에 비상급수 등을 실시했다. 동두천시도 2,70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보산 내행동 등 범람한 신천주변지역 주민들의 복구작업을 도왔고, 양주군은 40여명이 사망·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송추계곡 산사태 현장에 공무원 군인 119구급대 등 가용인력을 총동원에 발굴작업을 계속했다.

안양시는 유실된 학의천 수암천 제방과 절개지 등의 복구작업과 함께 안양 공동묘지에서 유실된 114기의 유골수습작업을 벌였다.

충남 서해안=충남도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당진군 당진읍 주민들은 9일 날이 밝자마자 복구에 나섰으나 마을을 관통하는 당진천의 범람으로 침수됐던 주택과 상가의 가재도구와 물품들이 온통 진흙투성이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표정이었다. 특히 당진천 둑 50여m가 터지면서 4,500여㏊의 논이 거대한 저수지로 변한 구두2리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주민 김기수(金基洙·57)씨는 『막 이삭이 패기 시작하던 벼들이 이 난리에 어디 성할수 있겠느냐』며 『올 농사는 망쳤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자원봉사=얼굴도 알리지 않고 묵묵히 복구를 돕는 자원봉사자들과 도움의 손길이 수재민들에게 큰 힘이 됐다. 의정부시 의정부2동 김상우씨와 성남시에 사는 이훈씨, 포천군 여성단체협의회 등은 수재민들에게 식사를, 의정부 천주교회 수녀들과 차명자씨 등은 300명분의 의류를 제공했다. 화성군은 수재민들에게 전해달라며 라면 쌀 등을 의정부시에 기탁했다.

이날 의정부3동 92의11 정형식씨의 통닭집에는 생면부지의 김모(45·서울 강서구 가양동)씨 일가족 4명이 아침부터 찾아와 흙탕물에 뒤범벅이 된 가전제품과 가재도구 등을 물로 닦고 집안 청소를 도왔다. 또 별도의 피서계획을 세웠던 김모(22·서울대 토목공학4)씨 등 서울대생 40여명은 계획을 바꿔 토사와 나뭇가지가 어지럽게 널린 호원동 도로변에서 삽과 들것으로 쓰레기를 치우기도 했다.

반면 일부 단체 회원들이 생색내기 봉사활동을 펴면서 사진촬영에 열중하는가 하면, 행정자치부가 일부 단체들의 자원봉사단을 위한 환영플래카드와 텐트설치 등을 복구작업으로 여념이 없는 자치단체에 요구해 빈축을 샀다.<이범구·이희정·전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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