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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범인 은닉국 군사응징”/케냐·탄자니아 美대사관 연쇄 폭탄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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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범인 은닉국 군사응징”/케냐·탄자니아 美대사관 연쇄 폭탄테러

입력
1998.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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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性추문 궁지탈출 기회 “강경대응” 밝혀「테러와의 타협은 없다」 무고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행되는 야만적 범죄인 테러에 대해 국제사회가 갖고 있는 기본 입장이다. 미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오히려 제1의 피해자로서 테러리스트를 발본색원하는 것이 유일한 테러 근절책이라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주례 라디오연설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재강조했다. 그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위험에 등을 돌리는 것은 테러에 굴복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있어서도 안되며 앞으로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시간이 아무리 걸려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탄테러범인을 찾아내 단죄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60명으로 구성된 미 연방수사국(FBI) 폭탄테러전문팀을 케냐와 탄자니아에 급히 파견했다. 이들의 임무는 폭발현장에서 증거를 찾는 일이다. 범행에 사용된 차량과 폭약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다면 얼굴없는 범인의 지문을 얻는 것과 진배없는 성과이다. 그러나 악령과 같은 테러와의 싸움이 쉬운 것은 아니다. 96년 사우디아라비아 알 쿠바르 기지 차량폭탄사건은 3년째 범인 윤곽도 못 잡고있다. 또 영국 로커비 팬암기 테러사건같이 범인이 지목됐더라도 이들이 리비아처럼 테러보호국에 있는 한 사법 처리는 요원한 일이다.

동시에 두 군데의 미 시설이 테러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이번 미국의 대응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회교 테러단체에 정통한 이스라엘의 모사드 등 서방정보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로 범인을 여하한 추적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 테러 관련, 범인 은닉국에 대해서는 군사응징도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분석에는 현재 미국내 정치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즉 섹스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클린턴이 테러라는 「기회」를 통해 국내입지를 전환하려는 노력을 펼칠 것이라는 정가의 지적이다. 이미 모니카 르윈스키를 떠들던 미 언론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 윌리엄 코언 국방, 샌디 버거 안보보좌관 등 「테러전문가」들의 얼굴이 판치기 시작했다.<뉴욕=윤석민 특파원>

◎테러현장 이모저모/FBI 60명 급파 현장수사/차량·폭약 등 증거 수집나서/케냐 대통령 “범인단서 확보”

7일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폭탄테러사건으로 사상자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케냐와 탄자니아 미국 등 관계자들은 9일 파괴된 건물속에서 희생자의 시신을 수색하는 한편 범인체포를 위해 증거를 수집하는 등 사건 수습에 나서고 있다.

○…나이로비 주재 미대사관 옆 7층건물이 폭발충격으로 완전파괴된 현장에는 구조대원들이 크레인과 불도저등 중장비가 동원, 건물잔해를 치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구조대원들은 수색견을 동원, 생존자 수색을 벌이고 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

○…미국에서 급파된 수사요원들은 케냐와 탄자니아의 사건현장에 도착, 범인을 색출하기 위한 현장 증거수집에 착수했다. 케냐에는 해병대원50명과 FBI수사요원 60명, 수색 및 구조요원 등 모두 500여명이 파견됐다.

나이로비 미 대사관 폭탄테러에 이용된 차량은 주차장에서 폭파돼 대사관의 CCTV에 촬영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촬영내용은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추정되나 케냐 주재 푸르덴스 부시넬 미대사는 CCTV 촬영카메라가 있었는지 혹은 필름이 폭발충격에서 온전히 보관됐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의료진과 민방위요원들로 구성된 구호팀 140 명도 수색견과 특별장비를 동원, 생존자수색작업을 벌여 9일 2명의 모자를 극적으로 구출했다.

○…다니엘 아랍 모이 케냐 대통령은 9일 미대사관 폭발사건의 배후세력에 대한 몇가지 단서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조사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아무 것도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모이 대통령은 위독한 부상자가 많은데다 아직까지 돌더미에 깔려 있는 사람이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최종 사망자수가 200명을 훨씬 넘어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웨이트주재 미대사관측은 쿠웨이트주재 자국민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달 20일에도 이번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걸프지역 미국인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자 경계령을 내렸던 대사관측은 이번에는 특별경계령을내리지 않았으나 자국민들에게 경계 및 감시를 강화하고 낯선 사람으로부터 배달된 우편물은 주의해서 처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쿠웨이트에는 현재 공군병력등 1,500명의 미군과 8,000여명의 미국인들이 주재하고 있다. 미뉴욕경찰도 8일 시내에 위치한 유엔본부와 각국 영사관을 비롯한 주요공관들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나이로비·다르 에스 살람·워싱턴·뉴욕 외신="종합">

◎이슬람 테러조직 소행 추정/美선 사우디 갑부 반체제 인사 라덴 지목

케냐 수도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수도 다르 에스 살람의 미 대사관 동시 폭탄테러 사건 범인은 누구인가.

아직 현장상황 분석과 물증수집이 끝나지 않았지만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국제적으로 연계된 거대한 이슬람 테러조직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러나라 중에서 비교적 대사관 경비가 허술한 케냐와 탄자니아를 고르고 동시에 두 곳에서 범행을 저지르려면 다국적 협조하에 전문 테러범들이 수개월은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건 직후 프랑스 국제라디오에 보내온 「회교성역해방군」 명의의 성명서는자신들의 범행이라고 주장하며 『서방 군대와 미국민은 이슬람 세계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집트의 알 아람 전략연구센터는 「국제회교전선(IIF)」을 배후로 지목했다. 「지하드」 「자마아 이슬라미야」 등 이집트내 양대 회교조직과 요르단, 팔레스타인, 레바논, 사우디 아라비아의 단체가 모여 3개월전 결성한 이 국제연합체가 미국 시설에 대한 공격 징후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미 정보기관과 언론들은 아프가니스탄에 숨어있는 사우디 반체제 인사 오사마 빈 라덴(41)을 가장 유력한 배후 용의자로 꼽는다. 96년 사우디 아라비아 알쿠바르 군부대 폭탄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온 그는 재력으로 세계 회교테러조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다 6월 ABC 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인에 대한 공격을 맹세한 바 있다.

현장에 급파된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반은 『차량에 장치한 폭탄이 터졌다』는 대사관 직원들의 증언에 따라 증거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차량과 폭탄의 종류를 확인하면 대개 범인들의 윤곽이 나오기 때문이다.<신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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