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내고… 씻고… 民官軍 안간힘/피해 엄청나 장비·인력부족 어려움/복구 작업중에 또다시 장대비 허탈/구청 지원 소홀·식수마저 모자라 고통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폭우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던 서울과 경기북부의 이재민들은 7일 복구작업으로 부산한 하루를 보냈으나 밤부터 또다시 비가 쏟아지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민들은 계속되는 비에 피해가 더욱 악화할 까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이날 오전 군에서 인력과 장비지원에 나서고 대한병원협회가 긴급의료지원단을 수해지역에 파견하는 등 도움의 손길도 늘어났지만 양수기 등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복구작업이 더딘데다 밤에 비가 오자 복구작업은 중단되고 말았다. 주민들은 전기가 끊기고 식수마저 부족해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서울◁
중랑천의 하수역류로 4,000여명의 이재민을 낸 서울 노원, 중랑구 일대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양수기와 소방차가 동원돼 복구작업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
침수지역 주민들은 집안팎에 어지럽게 널린 이불과 옷가지를 정리하고 살림살이에 묻은 진흙을 털어내는 등 하루종일 바쁘게 움직이다 밤부터 비가 다시 쏟아지자 또다른 피해를 막기위해 하수구를 뚫고 집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았다. 특히 이번 비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중랑천 복개도로변 소규모 영세공장업주들은 진흙범벅이 돼버린 기계와 물건들을 보고 망연자실했으나 직원들이 전원 출근, 물빼기 작업을 하는 등 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창신공업 사장 이영철(李英喆·45)씨는 『공장이 물에 잠겨 얼이 빠질 지경이었으나 직원들 대부분이 자신의 집도 침수됐지만 회사부터 살리겠다는 생각에 모두 출근했다』며 『IMF와중에 비피해까지 입었지만 반드시 재기하겠다는 각오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침수지역에서는 방역작업과 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악취가 진동, 주민들이 구청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동두천◁
이날 새벽에 70㎜가 넘는 폭우가 내린 동두천시는 공무원과 군인 등 1,700여명의 인원과 굴삭기 10여대를 동원, 하루종일 침수됐던 주택가에 쌓였던 진흙더미와 쓰레기를 치웠지만 침수가구가 2,800세대가 넘는 등 피해규모가 워낙 커 복구가 더디게 진행됐다. 시는 군부대 중장비를 동원, 도로 주변에 쓰러진 전신주와 가로수를 정비했으나 동안동 지역에서 무너져 내린 철도교량은 11일, 일부 지방도는 30일께나 완전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날 새벽 폭우로 칠봉산기슭의 산사태가 일어나고 신천의 수위가 높아지자 생연동과 보산동 상태동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으며 시측은 비가 더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모래주머니 5만개를 준비해 주변하천의 제방 유실에 대비하고 있다.
주민들은 물이 빠지면서 복구작업에 나섰지만 장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보산동의 상인 목영하(睦榮夏·57)씨는 『빗물이 빠졌지만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쓰레기를 치워줄 수 있는 포클레인 등 장비도 부족한데 시청에서는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파주◁
파주지역도 이날 새벽부터 물이 빠졌지만 피해가 워낙 큰데다 장비와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밤부터 또다시 비가 내리자 주민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 문성호(文聖浩·45·봉일천3리)씨는 『양수기가 지원되지 않아 이웃 경운기에다 양수장비를 설치해 물을 퍼내고 있다』며 『식기를 빼고는 다 망가져 다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부분 지역이 처마밑까지 물이 차는 피해를 입어 정상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시측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일부 주택가에서는 소방대원들이 물을 빼면 군 장병들이 쓰레기 등을 치우고 주민들이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식으로 복구가 진행됐다. 한편 한국민간구조단 250명, 파주시한의사회 45명, 적십자부녀회 및 삼성3119 구조단 등 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금촌동 조리면 광탄면 등에서 진료와 청소, 음식물 제공 등의 활동을 펼쳐 이재민들을 거들었다.<윤순환·이상연·이주훈 기자>윤순환·이상연·이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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