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원면 오름세/위안화 절하도 들먹/한국경제 설상가상날씨가 경제를 흔들고 있다.
지난해 엘니뇨(해수면 온도상승)사태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세계경제는 중국의 대홍수, 미국일부지역의 이상고온건조현상, 대형산불등 각종 기상이변으로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82∼83년의 경우 엘니뇨피해액이 130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중국의 양쯔강홍수는 세계 곡물가격의 하락세를 둔화시키는 것은 물론 중국내부의 경제적 위기를 가중시켜 자칫 위안화 평가절하를 촉발시킬 가능성도 자아내고 있다. 여기에 국내 수재(水災) 역시 작황부진과 생산차질을 초래하고 있어 「날씨조차 한국을 외면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심상치 않은 국제곡물가격
올들어 국제곡물가격은 엘니뇨에 따른 공급부진에도 불구, 아시아경제위기로 수요가 급감하는 바람에 큰 폭의 내림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농업생산국인 중국의 대재난은 이같은 가격하락세를 크게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우선 내림세를 이어오던 쌀 국제가격은 양쯔강 곡창의 수몰직후인 6일 50㎏당 9.22달러(9월분 인도가격)를 기록, 전날보다 9.5센트 올랐다. 중국이 주요수입국인 소맥은 지난달까지 폭락세를 나타냈으나 수재에 따른 수입수요증가가 예상되면서 7월31일 부셸당 2.52달러에서 6일 2.51달러로 하락폭이 크게 둔화했다. 원면은 지난달말 파운드당 71센트에서 현재 74센트로 올랐는데 이 역시 주생산지인 미국텍사스지역의 고온건조현상에 따른 것이다.
■홍수와 금융위기
중국의 대홍수파장은 단지 이재민양산이나 국제곡물가변동에 그칠 것 같지는 않다. 당초 예상했던 8%성장을 사실상 포기했을 만큼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는 중국경제는 이제 막대한 자연재해로 「위기지수」 역시 그만큼 높아지게 됐다. 이는 위안화의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켜 평가절하속도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중국위안화환율은 상하이 암시장에서 5년여만에 최고치인 달러당 9.2위안까지 폭등했고 홍콩에 대한 헤지펀드(투기자본)의 공략개시로 그 절하압력은 더욱 고조되는 실정. 중국으로선 재난복구을 위해 팽창정책을 쓸 수 밖에 없고 결국 환율을 더이상 묶어두기는 어렵다는게 국제금융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국경제의 이중고
변덕스런 날씨는 당장 우리나라에도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쌀작황은 3년째 계속된 대풍을 더이상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고 이는 성장률을 더욱 갉아먹을 것으로 보인다.
쌀 옥수수등 농작물수입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로선 국제곡물가격변동에 크게 민감하지는 않다. 또 중국의 산업기반약화는 경쟁품목에 한해 반사이익을 줄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엘니뇨가 동남아경제를 더욱 위축시켜 우리나라의 수출기반을 크게 잠식했던 점을 감안하면, 특히 중국경제의 악화로 위안화 평가절하속도가 빨라진다면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이성철 기자>이성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