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개국 오지만 찾아… “여행은 투자”/우리땅 종주여행한 뒤에 난민어린이 돕는일 계획『「1만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1만리를 여행하는 것이 더 낫다」는 중국속담이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다』. 오지만 찾아 전세계를 누빈 여행가 한비야(40)씨가 5년여의 세계일주여행을 끝냈다.
93년 아프리카에서 출발하여 한씨가 거친 나라는 65개국. 거리로만 약 12만㎞, 지구를 세바퀴 반 돈 셈이다. 96년 첫번째 여행담을 책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으로 펴냈던 그는 최근 인도차이나와 남부아시아편을 내고 중국 티베트 몽골편을 집필중이다.
그는 오지 구석구석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교감을 책에 담았다.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에서 팔 다리가 없는 아이가 내미는 빵을 베어물었을 때, 1달러어치의 약과 식량이 없어 죽어가는 소말리아 아이들을 보았을 때, 메콩강가에서 복권 파는 아이를 만났을 때』는 눈물을 흘렸고 돈 몇 푼 때문에 교육을 포기하는 아이들을 위해 「장학금」을 내놓기도 했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절대궁핍 속에서도 한결같이 그에게 아낌없이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했다. 그는 오지에서 대접받으며 여행할 수 있는 노하우에 대해서 『내놓은 음식을 맛있게 다 먹고 집안 일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경비도 절감하고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도 남길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씨는 원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홍익대 영문과와 미국 유타대 언론대학원을 나와 국제홍보회사인 버슨마스텔라 한국지사에서 근무했다. 3년여만에 차장까지 승진했지만 여행자금 3,000여만원을 모으자 미련없이 배낭을 쌌다. 미혼인 그는 『여행은 사치나 낭비가 아니고 투자이며 철저히 남는 장사』라며 『우리 땅을 종단여행 한 후 내년 중반부터 난민어린이들을 위해 국제기구에서 일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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