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댐 건설계획을 둘러싸고 정부와 환경보호론자들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환경과 개발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문제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토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동강일대는 자연생태계를 거의 원시상태로 유지하고 있는 흔치않은 지역이다. 이곳에 계획대로 높이 100m가 넘는 댐을 세울 경우 아름다운 계곡, 지하동굴, 생태계가 물속에 잠기게 된다. 지하공동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회암지대가 수몰될 경우 댐이 안전할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가 기본적인 조사요건조차 충족시키지 못하여 보완하도록 반려됐다는 점에서 이같은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과학적인 조사가 결여된채 댐건설을 기정사실화하고 내렸던 환경영향평가의 폐해는 시화호와 새만금호의 경우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정부가 동강댐 계획을 세운 것은 지금 당장 물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2000년대의 물 부족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물공급은 9억톤의 여유가 있다. 물론 정부는 물소비의 증가추세를 감안하여 미래의 물부족사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물 절약 또한 중요한 수자원관리 방안이다. 물값 현실화, 허드렛물 재활용, 누수방지, 절약형 변기 및 수도꼭지 개발등 수요의 조절이 필요하다. 여러 선진국들의 개인당 물소비량은 우리보다 낮고, 물값은 우리보다 훨씬 비싸서 영국이 3배, 프랑스가 4배, 일본이 6배나 된다.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물을 절약하고 경제적으로 쓸 것인가, 아니면 환경을 파괴해서라도 물을 「물쓰듯」할 것인가는 이제 가치관의 문제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것은 동감댐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동강을 보존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물수급의 지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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