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 경선 불출마 굳혀 3파전 구도로 ‘압축’한나라당의 8·31총재경선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세대교체의 깃발을 들었던 강재섭(姜在涉) 의원이 4일 뜻을 접은데 이어, 조순(趙淳) 총재가 사실상 불출마키로 마음을 굳혔기 때문이다.
조총재는 5일 『나는 세(勢)도 없고 돈도 없다』며 『(출마여부는) 상식적으로 추측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불출마 의사를 강력 시사했다. 이강두(李康斗) 총재비서실장도 『(조총재가)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총재경선 판도는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 이한동(李漢東) 김덕룡(金德龍) 부총재 등 3파전으로 압축돼가는 분위기이며, 서청원(徐淸源) 사무총장의 결심만이 남은 변수다.
조총재가 불출마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은 그의 말대로 당내의 절대적인 「세열세」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이부총재 등 당권파의 지지를 등에 업고 비당권파 대표주자인 이명예총재의 대항마로 나서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조총재의 다음 선택은 뭘까. 먼저 특정후보와 연대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당장 예비후보 3명은 그의 「상징적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조총재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쏟을 태세이다. 이명예총재는 「새로운 정치」라는 이념적 공통분모를 토대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자는 입장이고, 이부총재는 그동안 쌓아온 정서적 공감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독자행보를 강조하고 있는 김부총재도 공을 들이긴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측근들은 『당의 통합과 결속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중립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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