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전 빚 해소 위해” 주장속 일부 “사업 계속 유지” 의혹삼성전자는 6월18일 퇴출대상으로 발표된 계열사 삼성시계에 4일 443억원을 출자했다. 현대 LG 대우 SK는 퇴출대상으로 꼽힌 기업들 대부분을 계열사와 합병시킬 계획이다. 이들은 정부의 구조조정 원칙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일까.
5일 금융감독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시계외에도 계열사 가운데 퇴출대상으로 꼽힌 대도제약 이천전기 한일전선에 각각 삼성정밀화학 삼성전자 삼성전기에서 185억원, 197억원, 435억원씩을 출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퇴출기업에 대한 출자는 사실상 퇴출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연합회의 신용불량거래처 관리규정에 따르면 지분을 51%이상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가 부도날 경우 모회사까지도 적색거래처로 지정되게 된다. 이때문에 퇴출대상 자회사에 대한 지급보증 뿐 아니라 신용대출까지도 모기업이 부담하도록 돼 있는 상태. 삼성그룹 관계자는 『어차피 모기업이 갚아줘야 한다면 부도후 청산절차에 들어가기보다는 먼저 빚을 모두 갚아준 뒤 청산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무작정 청산절차에 들어갈 경우 채권자들과 종업원들의 반발, 그리고 이로 인한 기업이미지 실추 등 잃는 것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삼성측의 설명이다.
현대 LG 대우 SK그룹은 출자전환이 아닌 합병방식을 통해 퇴출대상기업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그룹의 퇴출대상 기업가운데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곳은 단 한곳도 없다. 합병역시 모기업이 채무를 자연스럽게 떠맡기 위한 것이라는게 기업들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대기업들이 출자와 합병을 통해 퇴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일단 지켜본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퇴출대상 기업을 되살리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그룹의 경우 합병을 통해 퇴출대상 기업의 핵심사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기업퇴출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