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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水防시설 다 어디갔나(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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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水防시설 다 어디갔나(社說)

입력
1998.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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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사이 쏟아진 기습폭우로 서울에서는 지하철이 침수되고 곳곳에서 간선도로가 물바다가 되는등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저지대 주택가 물난리도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됐는데,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공동주택 안전이 현실문제로 대두됐다.하룻밤 사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 비에 지하철이 침수되어서야 1,000만 시민이 어떻게 안심하고 살겠는가. 70여㎜의 비로 지하철이 물바다가 돼 시민의 발이 2주동안 묶였던 것이 불과 3개월 전 일인데 그후 어떤 대책을 세웠기에 이번에도 지하철이 두 노선이나 침수됐느냐는 물음에 서울시는 정직하게 답해야 한다.

서울시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4일 자정무렵 방재상황실 요원을 크게 늘려 비상근무를 했고, 주의보가 경보로 바뀐 오전 8시30분부터는 근무인원을 더 늘려 상황에 대비했다지만, 이미 물난리가 벌어진 뒤였다. 풍수해 예방 집중대책기간인 6월부터 10월까지는 재해대책본부를 24시간 운영하면서 상습침수지 배수시설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비상시에는 2만여명의 공무원을 동원한다고 하지만, 이번에 비상체제를 가동한 수방(水防)활동의 흔적은 없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물난리 때마다 특별예산을 들여 만들었다는 수방시설물들은 무슨 기능을 발휘했는지도 의문이다. 90년 9월 대홍수 이후 서울시는 종합 수방사업 계획을 세워 저지대 배수펌프장을 신설 또는 증설하고 하천시설물들을 많이 개량했다. 수방사업에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하수구로 빠지지 못한 물이 지하철 선로로 흘러들어 전동차 운행을 막는 사고가 났다. 하수도 시설이 어떻게 돼 있기에 하수구 물이 역류해 간선도로를 물바다로 만들었는지 어이가 없다. 퍼붓듯 하는 집중호우라고는 하지만 빗물이 지하철 선로에 흘러드는데 제때 손을 쓰지 않은 것은 지난 5월2일 7호선 태릉역 침수사고 때와 다를 것 없는 근무태만이다.

이번에도 기상청은 폭우가 다 내린 뒤에 호우경보를 내렸다. 서울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4일 자정 직전이었다. 예상강우량은 최대 100㎜였고, 침수상황이 끝난 오전 8시30분 경보로 바뀌었다. 기상청은 8일전인 7월28일 장마가 끝났다고 선언해 수방 공무원들의 근무자세를 해이하게 하는데도 일조했다. 왜 늑장예보가 되풀이되는지, 서둘러 장마가 끝났다고 한 것은 무엇이 잘못됐기 때문인지 차근차근 따져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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