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나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고 있지만, 프랑스의 지스카르 데스탱(72·1974∼1981년 재임)은 이런 예우를 거절해 더욱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사무실 승용차 운전기사 등 전직대통령에게 주는 특혜의 대부분을 사양한 채 고향인 중부지방 오베르뉴의 도의회의장으로서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최근호는 그의 근황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루이 14세는 베르사유 궁을 지었다. 미테랑 전대통령은 루브르박물관을 개축했다. 그의 전임자인 지스카르 데스탱은 「화산」이라는 자신의 기념관을 건축 중이다> 지스카르의 고향 오베르뉴는 5,000년 전까지 화산이 뿜어올랐으나 지금은 사화산 지대가 되어 있다. 거대한 화산재와 용암언덕, 광천수 등이 유명한데, 그는 고향사람들과 함께 그곳에 「불카니아」라는 테마 파크를 건설해서 연간 5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들이려는 꿈에 부풀어 있다. 루이>
■실제 용암이 묻혀 있던 계곡을 지하로 30m 파고, 지상으로 900m 정도 흙을 쌓아 제작중인 이 테마 파크는 화산이 꿈틀대고 용솟음치는 거대한 모습을 현대적 시설과 장비로 재연해 보여주게 된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2년 안에 고향 사람들에게 선사하고 싶기 때문에 여름휴가도 못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전 총리가 벼랑에 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장성장관으로 직위를 낮춰 재종군한 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 전·현직대통령의 만찬 모임은 역사의 단절을 막아 보려는 자리였던 것 같다. 그러나 「청와대 동창회」에서 오간 얘기들은 거창하지만 대개 공소한 것들이어서 역사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는 기념사진 한장 뿐일 듯하다. 차라리 그 중 『요즘 금강산이 좋다고 하지만 거제도 근방의 소금강도 참으로 경치가 좋다』는 대목에서는 눈길이 멈춘다. 지스카르처럼 소박한 마음으로 돌아가 고향사람들에게 환영받을 일을 하는 전직대통령들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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