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당당한 외교 펴겠다”/러 대사 시절 DJ와 인연/통독주제 장시간 토론도홍순영(洪淳瑛) 신임 외교통상장관은 4일 『한러관계는 우리에게 참으로 중요하다』며 『앞으로 냉각기를 둬가면서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장관은 이날 취임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러 외교마찰 수습과정에서 부처간 불협화음이 빚어진 것에 대해 『어느 정부든 부처간 인식과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이번 한·러갈등이 부처간 이견때문에 이슈화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홍장관은 세종로 청사 19층 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금은 우리의 위치를 점검하는 심각한 내부검토가 필요한 때』라며 『독립적 사고를 통해 공명정대하고 당당한 외교를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장관은 또 외교통상부내 팀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자체 구조개혁을 통해 허장성세를 추방하는 등 「실사구시」 외교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홍장관은 새정부 조각때부터 외통부장관 물망에 올랐던 정통 직업외교관으로 소신이 뚜렷하고 보스기질이 있어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특히 그는 92년 러시아대사 시절 당시 김대중(金大中) 민주당 총재가 모스크바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기위해 방러했을 때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당시 홍장관은 옐친 면담주선을 부탁하는 초면의 김대통령에게 「면담불가」라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하지만 본국정부의 「홀대」 지시에도 불구하고 그는 「제1 야당 총재에 걸맞는 예우는 공관장의 의무」라며 소신껏 공항에 나가 영접하고 만찬을 열어주는등 깍듯이 대해 김대통령이 「괜찮은 외교관」이라고 평가를 바꾸었다는 후문이다.
그후 94년 홍장관이 「북한 핵문제와 남북문제는 분리처리해야 한다」는 소신발언 파문으로 문민정부 실세들에 의해 차관직에서 쫓겨나 독일대사로 발령나자, 김대통령은 홍장관을 불러 「독일통일과 한반도문제」를 놓고 장시간 대화하는 등 남다른 인연을 쌓아왔다.
홍장관은 또 임동원(林東源)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지난 80년 주 나이지리아 대사로 재직할 당시 공사로 함께 근무한 인연도 있다. 외통부 홍지표(洪知杓) 사무관이 차남인 까닭에 부처에서는 「외교관 가족」으로 통한다. 장동연(張東蓮·58)씨와 2남1녀.<윤승용 기자>윤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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