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험 학교장 추천제 획일화하지 말아야 분야별 명문대 바람직”새 정부의 교육개혁이 가시화하고 있다. 최근 교육부는 입시위주 교육의 정상화와 사교육비의 절감을 위해 대학입학 제도의 획기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주된 내용은 학부과정에서는 인기학과및 세칭 일류대학의 서열화 구조를 무너뜨려 대입과외 문제를 해소하고, 대학원과정에서는 전문대학원의 도입과 기초 및 첨단 이공분야를 집중 육성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대별할 수 있다. 「신입생 전원의 학교장 추천 무시험선발」「학부 대학원구조의 전면 개편」등 새로운 정책들이 변화의 내용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틈도 없이 빠르게 추진되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같은 교육개혁의 내용들이 무리없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반드시 고려돼야 할 것이다.
첫째, 「무시험 학교장 추천제」가 고교 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문제에 가장 바람직한 해답인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다. 이는 대학입학제도의 또 다른 획일화를 낳지않을까 우려된다. 입학제도는 각 대학들이 나름대로의 특성과 발전방향에 따라 다양화하는 것이 교육개혁의 취지에도 적합한 것이다. 따라서 대학과 모집단위의 특성에 따라 학생선발방법 전형도구 등 보다 다양한 활용방법이 강구돼야 한다.
둘째, 무시험전형제도를 올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대학별 고사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기본적으로 학교생활부가 비중있게 활용될 것이라는 점이다. 학교차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서 제기하는 「전국고교 학업성취도 평가」방안은 수능시험이외의 또 하나의 시험부담으로 변질될 수 있다. 이럴 경우 무시험 전형은 대학별 고사를 고교로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학교차 문제는 고교 평준화의 기본틀을 유지하면서 선진국처럼 「고교별 등급화」가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능력을 균형있게 평가, 해결할 수 있다.
셋째, 대입제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는 역설적으로 대입문제에 대한 관심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크게보면 매년 각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의 잠재능력은 비슷하기 때문에 우수학생 유치를 위한 학생선발 방법의 개선보다는 각 대학들이 어떤 분야에서, 어떤 교수들에 의해, 어떤 교육프로그램으로 우리 자녀들을 교육시켜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 더 관심을 쏟아야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우리 사회는 대학입학에 관하여 불필요하게 예민해져 있다고 본다. 넷째, 각 대학들이 자율권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주위 대학의 움직임에 편승하기 보다는 각 대학이 책임감을 가지고 대학의 특성에 따라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는 자세와 의지를 보여야 한다. 대입제도도 각 대학들이 자체적 교육목표를 정하고 이 목표에 적합한 학생들을 선별할 수 있는 다양하고도 특징있는 선발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지금까지 제도개선을 위해 참고했던 다른 나라의 교육모델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미 일 유럽의 선진국들도 21세기를 바라보면서 전면적 교육개혁에 나서고 있다. 그러므로 교육개혁의 세계적인 흐름을 읽어가며 우리의 제도를 변화시켜나가는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안목도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교육현장은 정부의 강한 개혁의지에 의해 상당한 변화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 교육문제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교육제도 자체만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기에 오늘의 해결책이 또 다른 문제로 탈바꿈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고려와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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