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심경으로 국회의장 선거에 참여한 김종필(金鍾泌) 총리서리가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3차까지 간 의장선거에서 여권이 과반수에 근접하는 득표로 신승하자 「서리」 떼기의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생각하는듯 했다. 그러나 3차의 투표과정이 그에게 결코 순탄치 않은 「게임」이었듯이 앞으로 남은 게임도 낙관을 불허해 그의 웃음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이날 다소 긴장된 표정속에 1차 투표를 마친 김총리서리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순회하듯 악수를 나누며 「표나지 않는」 선거운동에 주력했다. 초조히 개표를 지켜보던 그는 박후보가 과반수를 넘보는 147표를 얻자 총리서리 인준도 「빅딜」 없이 자력돌파가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2차 투표 이후에는 다시 굳은 표정으로 되돌아 갔다. 격차가 5표 차이로 좁혀져 소속 의원들은 눈앞의 의장선거보다 총리서리 인준문제로 즉석 구수회의를 갖는 등 부산했고, 김총리서리도 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마지막 3차 개표결과를 기다리던 김총리서리는 「149표」 발표를 듣고 환하게 웃으며 박준규(朴浚圭) 의원에게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이 악수에는 이미 기세가 꺾인 한나라당이 자신의 문제에서도 더이상 「다수의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란 희망이 담겨 있는 듯 했다.<염영남 기자>염영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