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추천 ‘치맛바람’ 재워야/“입시지옥 해소” 각 대학 도입/선발때 학생부 절대적 영향/일선고교 객관성 확보 시급3일 발표된 서울대 구조조정과 학생선발 개선안은 고교와 대학교육에 대변혁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대학이 백화점식에서 탈피, 특성화를 꾀하는 계기가 되고 수능과 논술위주의 입시판도도 달라져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가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 개혁안이 미칠 파장과 보완해야할 점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편집자주>
「서울대행 「티켓」을 확보하라」
일선 고교에선 벌써부터 99학년도 입시의 주요 대학 수시모집 응시를 위한 고교장추천서 따내기 경쟁이 한창이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이 앞다퉈 고교장추천입학제를 매년 크게 확대한다고 밝힌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서울 K고 학생들은 고교장추천서를 명문대로 향하는 「티켓」이라 부른다. 이 학교에 배정된 서울대 추천장은 4장. 지난해 2명이 추천으로 합격한 이 학교의 경우 적어도 교장추천만 받으면 50%의 합격이 보장되기 때문에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성적이 조금 뒤진 학생들은 봉사활동과 인성을 강조하고, 우등생들은 성적순을 고집한다.
서울대가 거의 모든 학생을 추천제로 뽑겠다는 방침은 가히 혁명적이다. 『창의적 인간개발을 위한 고교교육의 정상화와 사교육비 부담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선우중호(鮮于仲皓) 서울대총장의 말처럼 입시지옥에서 학생들을 해방시킨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추천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할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서울 우신고 최장렬(崔章烈) 교사는 『학생부가 절대적인 중요성을 갖게 됨에 따라 「치맛바람」이 거세지고 촌지 등 고질적인 교육병폐가 되살아날 우려가 있다』면서 『학생부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일선 고교와 대학들은 추천 평가자료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우려를 나타낸다. 내신성적을 높이기 위한 전과목과외 등이 극성을 부리고, 좋은 내신성적을 얻기위해 대거 지방으로 전학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고교장추천제를 처음 도입했던 포항공대 장수영(張水榮) 총장은 『아직은 교장추천서 내용이 형식에 그치는 등 고교 현실이 대학의 이상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추천제가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고교에서 먼저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을 개발할 수 있는 학습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대학은 학생에 대한 객관적평가방식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교육전문가들의 견해다. 민경찬(閔庚燦) 연세대 입학관리처장은 『대학이 「꼭 필요한 인재를 뽑는다」는 의지를 갖고 자율적 기준을 만들어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김호섭 기자>김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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