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치면 되레 악화/저절로 없어지는 경우 많아/모르는 척 하는게 ‘약’/1년이상 계속땐 치료해야「틱」(tic)이라는 단어를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상습적인 안면경련」으로 풀이돼 있다.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근육이 갑자기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킁킁」거리는 이상한 소리를 내는 특수질환이다.
흔히 얼굴 목 몸통 팔등에 증상이 나타난다. 6∼10세 어린이에게 흔하고 남아가 여아보다 3배 가량 많다. 틱을 잠시 억누르는 것은 가능하지만 오랫동안 못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큼 가벼운 경우가 많지만 정도가 매우 심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눈을 깜박거리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현상을 보이다가 저절로 없어진다. 1개월 이상 지속되다가 1년 내에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를 일과성 틱, 그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 틱이라고 한다. 틱장애 중 가장 심한 것은 투레증후군. 처음에 음성 틱과 운동 틱이 함께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음성 틱은 킁킁거리거나 목청을 다듬는 소리, 입술을 빠는 소리등을 계속 내는 것을 말한다. 심한 경우 욕설을 반복하기도 한다. 운동 틱은 눈을 깜박이거나 어깨를 흔들며 입술을 씰룩거리는 형태를 보인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임신과 관련된 의학적 문제를 겪었을 때 투레증후군의 발병률이 높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뇌의 구조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관련돼 있다는 학설도 있다. 틱이 목감기 후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최근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일과성 틱은 극도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소심한 어린이에서 자주 발생한다.
틱장애는 청소년기나 성인 초기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틱장애 어린이를 그냥 두면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나이에 비해 어린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친구관계에 문제가 많다. 정신집중이 잘 안돼 공부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강박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틱증상은 약물을 복용하면 어느 정도 조절되지만 완전 치유되지는 않는다. 치유는 약물치료와 관계없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진다. 틱장애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심하게 나타난다. 틱을 오랫동안 참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참지 못한다고 벌을 주거나 창피를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벌에 대한 스트레스로 틱장애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과성 틱은 대부분 저절로 없어지므로 모르는 척 내버려 두는 게 좋다. 과로를 피하고 심신이 편안하도록 도와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하지만 틱이 1년 이상 지속되거나 심해서 학습이나 대인관계에 영향을 주면 치료가 필요하다.<홍성도 성균관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장>홍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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