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반란’ 4표인듯/나머지 무효·기권行3일 국회의장 선거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탈표가 승부를 갈랐다. 1, 2차 투표와 결선투표에서는 각각 13명, 9명, 11명 이상의 한나라당 의원이 오세응(吳世應) 후보를 찍지 않고 자민련 박준규(朴浚圭) 후보를 지지하거나 무효 또는 기권표를 던짐으로써 박후보의 당선에 「기여」했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한나라당 의원은 전체 151명중 최형우(崔炯佑) 노승우(盧承禹) 의원을 제외한 149명. 여기에 무소속 홍사덕(洪思德) 의원이 이미 오후보 지지를 선언한 상태여서 산술적으로는 오후보가 과반수인 150표 확보가 가능했다. 반면 박후보는 국민회의 88표와 김복동(金復東) 의원을 제외한 자민련 48표, 국민신당 8표에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더해 145표의 「기본표」로 출발했다.
그러나 결선투표결과는 오후보 139표, 박후보 149표. 박후보의 기본표인 145표가 이상없이 고스란히 박후보를 지지했다면 한나라당 기본표에서 11표가 이탈, 이중 4표가 박후보 지지표로 넘어갔고 나머지는 무효 1표, 기권 6표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만약 무효나 기권표중에 여권표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만큼 한나라당의 이탈자 규모는 늘어난다. 실제로 결선투표에서의 무효 1표는 「박중규」라고 표기한 것이어서 여당의원 표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나라당 이탈표는 12표 이상이 된다.
2차 투표에서는 두 후보의 표차가 1차 투표의 10표에서 5표로 줄어 들어 관심을 모았다. 이를 두고 구구한 해석이 나왔는데 『1차 투표시 예상밖의 큰 표차에 놀란 한나라당의 일부 이탈의원이 잠시 마음을 돌린 결과』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차 투표에서는 오후보의 표가 137표에 그쳐 이탈의원 규모는 최소 13명이다. 이 역시 여권표의 오후보 지지나 기권 가능성을 배제한 수치로, 6표의 무효표중 여권이탈표로 보이는 3표를 감안하면 이탈자수는 16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의 이탈자는 누구일까. 한나라당은 일차적으로 개인 비리 등과 관련해 여권에 의해 「약점」이 잡혀있거나 여권과 정치적, 개인적 친분을 갖고 있는 의원들에게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여당중진과 특수관계인 전국구 L, 대구·경북 출신 P, C의원과 수도권의 H, P의원, 대구·경북의 K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구체적 단서는 없지만 일부 민정계 중진과 민주계도 이탈자 그룹에 포함됐을 개연성이 있다는 지적들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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