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IMF 이후를 생각하자/朱鍾勳 전 상지대 교수·경제학(한국시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IMF 이후를 생각하자/朱鍾勳 전 상지대 교수·경제학(한국시론)

입력
1998.08.01 00:00
0 0

한국 경제위기의 원인을 아시아적 문화의 결과라고 하는데 동의하는 인사가 많아지면서 아시아적 가치의 위상이 초라해지고 있다.유교문화에서 출발한 아시아적 가치는 세계화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서구의 새로운 문화가 요구하는 가치체계를 수용하지 못하고 충돌을 빚으면서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분석보다는 직관을, 합리보다는 인간관계를 중시해온 동양적 온정주의는 이웃과 인척끼리, 지연과 학연을 통한 담합과 결탁을 사회악이나 부정으로 보기보다는 당연한 도리나 선덕으로 여기는 관행이 사회 저변에 만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피터 백(미국 워싱턴의 한국문제연구소)같은 이들은 아시아적 가치의 존재자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동아시아 각국은 나름대로 독특한 문제를 안고 있을 뿐이며 한국과 일본의 경우 사회에 만연된 뇌물문화가 경제위기의 간접적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하였다.

아시아적 가치라는 표현이 그르든 그르지않든간에 글로벌시대에 아시아만의 독특한 관행이나 사회규범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IMF 위기탈출이 지상명제인 우리로선 기존의 가치체계 속에서 구속되었던 관행과 발상의 일대전환을 꾀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다.

서구문화의 최고가치인 「정직성」과 「투명성」을 수용하고 이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IMF WTO IBRD OECD같은 국제규범이 점차 전세계의 경제질서를 규정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폐쇄적인 우리만의 울타리안에서 불투명한 통계나 회계제도, 부정직한 관행을 지속하기란 불가능해 진 것이다.

우리는 건국이래 최대의 총체적 위기상황에서 IMF의 긴 터널을 언제 빠져나올지 알 수가 없다. 우선 당장은 IMF가 요구하는 구조조정을 통하여 국가신인도를 빨리 회복하고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선결 과제다.

하지만 발등에 붙은 경제위기의 불을 끄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IMF 상황을 탈출하고나서의 방향설정이다. 병상에서 중병을 치른 환자가 기색을 되찾고 보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재활훈련이 필요하다. 신체의 모든 기능이 퇴화하거나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무너진 경제시스템을 어떻게 복원할 것이며 갑작스럽게 달라진 경제환경에 경제주체들이 어떻게 무리없이 적응해 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대비하는 일은 지금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기위해 충분한 준비와 검토가 없이 한꺼번에 시장을 개방한데 따른 부작용을 치밀하게 점검하고 보완해야할 점이 있으면 시급해 보완해야 한다.

이와함께 정리해고와 실업, 빈부간의 격차확대에 따른 계층간 불신과 불협화음을 치유, 국민 화합적 분위기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물론이다. 구성원들이 모두 공유하고 따를수 있는 정치 경제 체제가 이뤄져야만 정권이 바뀌어도 투자한 자본과 시간이 낭비되지 않을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