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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드레스’는 알고 있다/르윈스키,性추문 증거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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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드레스’는 알고 있다/르윈스키,性추문 증거 제출

입력
1998.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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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검사 FBI에 감정 의뢰/정액 검출땐 클린턴 DNA 검사/성관계 입증 결정적 ‘뇌관’르윈스키의 검은 드레스 한벌이 클린턴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까?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는 31일 르윈스키가 클린턴과의 성관계를 입증하는 물증의 하나로 제출한 드레스에 대해 연방수사국(FBI)에 감정을 의뢰했다.

문제의 드레스는 르윈스키가 95년 6월부터 96년 4월까지 10개월간 백악관 근무시 클린턴과 관계를 가질 때 입었던 옷이라고 진술한 것이다. 감정의 초점은 과연 이 옷에서 클린턴의 정액이 검출되느냐 여부다.

르윈스키는 이 옷에 대통령의 정액이 묻어 있을 것이라고 스타검사 측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검사는 당초 르윈스키의 친구 린다 트립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이 드레스를 압수수색하려 했었다. 그러나 르윈스키가 위증을 두려워해 그동안 어머니 집에 숨겨왔다. 결국 스타 검사와의 형사소추 면책 협상에서 드레스의 존재를 시인했고 이를 증거로 제출하는 조건으로 어머니까지 면책특권을 받았다.

FBI는 이 옷에서 정액 또는 타액이 검출되면 유전자(DNA)검사를 통해 누구의 것이냐를 밝혀낸다. 이 과정은 2주정도 걸려 클린턴의 증언(17일)이전에 끝날 전망이다.

스타검사측은 클린턴에게 혈액샘플의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 백악관쪽에서는 이미 『모든 조사과정에 성실히 협력하겠다』고 공언해놓은 만큼 거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동안 설(說)로만 떠돌던 이 드레스에 대해 스타 검사측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르윈스키가 제출한 클린턴과의 전화녹음테이프, 선물, 메모 등은 방증(傍證)의 수준에 불과하지만 드레스에서 클린턴의 정액 흔적이 발견된다면 클린턴이 이제까지 줄기차게 성관계를 부인해왔기 때문에 결정적인 위증의 증거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백악관측은 문제의 드레스에 대해 일체 논평을 거부하면서 감정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정액 DNA 검사 2주 걸릴듯/극소량이라도 묻어있다면 아무리 시간 흘러도 감식 가능/옷세탁·정관 수술땐 불가능

르윈스키의 드레스에 묻어 있다는 클린턴 대통령의 정액에 대한 유전자(DNA)감식은 기술적으로 가능할까?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그동안의 정황을 볼 때 두 사람은 경호원을 피해 짧은 순간 옷을 완전히 벗지 않고 관계를 가졌을 것으로 보여 옷에 정액이 묻어 있을 가능성은 르윈스키의 주장대로 충분하다. 그러나 두 사람이 백악관 집무실 서재 등에서 오럴 섹스 등 성적 관계를 맺었다는 시점은 2∼3년 전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국내 법의학자들에 따르면 결론은 정액이 극소량이라도 묻어 있다면 아무리 시간이 경과해도 주인을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정액이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의 천을 잘라 시약에 넣고 존재여부를 판별한 뒤 세포(정자)를 용해시켜 DNA를 단백질과 분리, 추출해 낸다. 그러나 옷을 세탁했거나 정액이 이미 썩어 변질됐을 경우 DNA를 뽑아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진다. 르윈스키가 옷을 세탁했는 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액 추출작업이 끝나면 클린턴의 혈액이나 모발과 대조하는 2단계 작업에 들어간다. 정액에서 뽑아낸 10여가지 이상의 DNA타입을 기초로 100억분의 1까지 두가지가 일치하는 지를 살핀다.

국내법의학자들은 이렇게 얻어진 결론의 증거능력은 절대적이라고 말한다. 미법원에서 유전자 감식의 증거능력을 기각하는 사례가 간혹 있으나 이는 감식 절차상의 하자나 감식 주체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경우 뿐이라는 것.

그러나 클린턴이 정관수술을 받았다면 정액이 남아 있다 해도 유전자 감식은 불가능해진다. 정관수술을 하면 정자가 검출되지 않기 때문이다.<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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