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여러가지 특혜를 받던 것이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니다. 사각모자로 상징되던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70년대까지만 해도 교복을 입으면 버스값과 고궁이나 극장 입장료를 깎아주었고, 웬만한 일이면 파출소에 잡혀가도 훈방되었다. 그런 특혜가 있는데다 돈도 없어 남학생들은 교복 말고는 별로 옷이 없었다. 교복시대를 지나 사복에 교표를 달 때도 대학생이라면 한 번 쳐다보아 주었다.■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금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가는 2002년이면 고교 졸업생과 대학정원이 비슷해지고, 다음해부터는 대학정원이 8만명쯤 많아진다. 입시지옥이라는 말 대신 본격적인 학생유치 경쟁 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명문대학 입시경쟁이 완화될 리는 없지만 받아줄 곳이 없어 대학에 못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려고 온갖 수단 방법을 동원하던 시대는 추억속에 묻히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83.7%다. 졸업후 취직을 전제로 하는 실업계 고교생까지를 포함해 전체 고교생의 84%가 대학에 진학하는 나라는 미국 호주 말고는 없다. 80년 고교 진학률이 84.5%였던 통계와 비교하면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있는지 알 수 있다. 70년에는 중학교 진학률 66.1%, 고교진학률 70.1%, 대학진학률 31.9%였다. 그러나 머지않아 대학진학률 100% 시대가 된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그 때가 되면 서울대가 대학원 중심대학으로 바뀌어 학부생은 크게 줄고 대학원생은 크게 늘어난다. 명문 사립대들도 대학원을 확충하고 학부기능을 줄여나갈 움직임이어서, 명문대 대학원 졸업장 없이는 원하는 직장을 얻기 어렵게 될지도 모른다. 누구나 대학에 가는 시대에 학력인플레 현상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국민의 교육비 부담 가중의 요인이 되지 않도록 고용정책에 탄력성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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