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시인이냐 부인이냐’/‘부인 고수’ 관측 우세속/정액 묻은 드레스 등 스타검사 확보 증거/폭발력 여부 관심빌 클린턴 대통령이 내달 17일 미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형사피의자 신분으로서 조사를 받게 된다. 비록 연방대배심에 출두하는 정치적 굴욕은 면하게 됐지만 선서를 하고 특별검사측의 신문을 받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특별검사측이 파견한 수사관에 의한 조사과정은 모두 비디오로 녹화돼 연방대배심에 제출되므로 법률상 효력도 연방대배심에서의 증언과 똑같다.
따라서 이 조사에서 클린턴이 어떤 식으로 증언하는 가는 그의 정치생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된다. 특별검사측의 신문은 르윈스키와의 성관계는 물론 위증을 교사했는 지의 여부에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스타검사측은 이미 르윈스키로부터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져 클린턴이 두 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르윈스키가 29일 수사관들과 만나 정액이 묻은 드레스와 클린턴과의 대화내용을 담은 여러개의 녹음테이프를 건네줬다고 30일 보도했다.
이 드레스는 스타검사측이 작년말 압수영장을 발부했으나 르윈스키가 어머니에게 보관시켜왔다. 이 드레스에 정말로 클린턴의 정액이 묻어있다면 클린턴에게는 치명적이다. 르윈스키의 변호사는 또 『클린턴이 「내가 준 물건들(선물)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증거로) 제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르윈스키에게 증거인멸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1월 폴라 존스 성희롱 재판에서 『르윈스키와 혼외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그때는 증거도, 증언도 없었다. 이번에도 계속 부인으로 일관하다 증거와 상반된다는 것이 드러날 경우 연방대배심에서 거짓말을 한 사람이 돼 탄핵사유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이 말을 뒤집기도 어렵다. 그 자체가 위증죄를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이 어떤 증언을 하든 「위험한 도박」일 수밖에 없다. 백악관측은 일단 르윈스키가 다음주 연방대배심에서 어떻게 증언하는 지를 지켜본 뒤 유리한 쪽으로 증언방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클린턴에 대한 지지도가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 부인전술을 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클린턴 목죄는 2人
◎스타 검사/화이트워터 사건 등 4년간 클린턴 압박
지난 4년간 클린턴 대통령을 압박, 미정계의 「스타」로 떠오른 케네스 스타(51) 특별검사는 자타가 알아주는 골수 공화당 출신의 변호사다. 부시 행정부시절 법무부의 3인자격인 법무차장(Solicitor General)을 맡았던 그는 94년 8월 화이트워터 사건의 조사를 맡게 되는 특별검사에 임명됐다.
현재 특별검사팀에는 스타 특별검사가 임용한 쟁쟁한 변호사들과 FBI요원 40명이 뛰고 있으며 하루평균 2만6,000달러의 수사경비를 사용하는 등 지금까지 4,000만 달러의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타 특별검사 밑에서 일하고 있는 변호사들은 거의 대부분 부정부패 수사의 베테랑 검사출신이 많다. 수석검사 역할을 하고 있는 재키 버넷은 미네소타주 상원의원 데이비드 두렌버거와 텍사스주 하원의원 앨버트 부스태먼트의 부패혐의를 입증한 바 있다. 또 부루스 우돌프는 91년 플로리다주 검사로 있으면서 마이애미 시장이었던 라울 마르티네스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한 것을 비롯, 10여명의 고위 공직자를 구속한 경력으로 인해 「플로리다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이들과 함께 솔 위젠버거는 화이트칼라 범죄수사 전문가로서 스타 특별검사가 특별히 선발한 인물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린다 트립/국방부 근무때 르윈스키 性추문 첫 폭로
「스타」가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을 앞에서 끌고 있다면 「트립」은 뒤에서 밀고 있다. 「르윈스키 스캔들」은 바로 국방부 직원 린다 트립(48)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조지 부시 정부때부터 백악관 보좌관으로 일하던 트립은 「돌출행동」이 문제돼 94년 국방부 한직으로 전출됐다. 그는 지난해 여름 뉴스위크에 전 백악관 여비서 캐슬린 윌리와 클린턴이 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트립은 97년 봄 백악관에서 국방부 대변인 비서로 「쫓겨온」 르윈스키와 친해진 후 르윈스키가 전화로 들려준 클린턴과의 성관계 내용을 녹음, 1월 스타검사에게 테이프를 넘겨 르윈스키 스캔들은 한순간에 증폭됐다.
그의 녹음동기에 대해 「공화당 또는 특별검사 사주설」과 「클린턴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설」이 나돈 가운데 트립도 미 언론의 초점이 되었다.
트립은 29일 연방 대배심에서 증언한 뒤 『르윈스키가 두려움에서 벗어나 특별검사측과 공조하기로 한 것은 진실을 밝히려는 나에게 힘을 준 것이고 조만간 모든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조사는 섹스가 문제가 아니라 진실이 문제다』고 말했다.<배국남 기자>배국남>
◎르윈스키 불신 45%·클린턴 지지도 65%/美 방송 여론조사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과 관련, 미 국민 대부분은 대통령이 증언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르윈스키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클린턴의 증언 수락 뉴스 직후 CNN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85%가 클린턴이 증언해야 한다고 대답했고, 스타검사의 르윈스키에 대한 면책특권 부여를 반대한다는 입장이 54%였다. 또 클린턴의 위증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각각 56%와 43%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달초보다 오히려 4% 증가한 65%로 조사됐다.
한편 CBS의 여론조사에서는 르윈스키의 진실성에 대해 45%가 「배심원단이 믿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스타검사의 조사가 공정한 가에 대한 답변은 2대1의 비율로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많았다.<워싱턴 외신="종합">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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