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내에서 보다 철저한 개혁을 위해선 「제살을 도려내는」 각오와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쩍 힘을 얻고 있다. 여권 핵심부에선 이미 마음을 독하게 먹고 방향을 잡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권의 자기 개혁 필요성은 자기 눈의 티를 먼저 들어내야 사회의 전반적인 부패구조라는 들보에도 손을 댈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제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내해야 현재의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설과 맞물려 있다. 국민회의의 한 핵심 관계자는 『국난극복을 위한 구조조정 작업은 아직 갈 길이 멀고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고통은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며 『정치권을 사정의 「사각지대」로 놔둬서는 개혁에 대한 국민적 동의을 얻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개혁성향이 강한 국민회의 초·재선의원들은 이미 삼삼오오 모여 성역없는 사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러한 논의의 공론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고 여권 핵심부도 진작부터 이같은 기류를 감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 사정과 관련해선 임시국회가 끝나는 8월말 또는 9월초가 목표시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일단 사정이 시작되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즉 여권 정치인도 당연히 사정대상에 포함될 뿐만 아니라 야당의 반발을 의식한 끼워넣기 차원이 아닌 비리척결 차원에서 다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자신의 환부를 먼저 도려내야 한다는 국민회의의 문제제기는 당 체제정비와 관련해서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개혁체질에 맞게 당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옥석을 가리다 보면 불가피하게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랄 수 있는 동교동계도 자질과 능력 여하에 따라서는 일선에서 물러나게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다 원외지구당 위원장 「물갈이」는 이미 공론화했고 현역 의원들도 이러한 대세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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