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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이냐 수익성이냐/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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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이냐 수익성이냐/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입력
1998.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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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돈벌이’ 무대 참여/“요즘 너무 어려워…” 딜레마올해 들어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이 극장운영 방식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순수예술 무대로서 수익성과 예술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하는 문제가 바로 딜레마.

예술의전당이 11월 개최하는 오페라페스티벌은 한국오페라 반세기를 맞은 올해 빈사상태의 오페라계를 살리는 뜻깊은 기획이다. 한 달 내내 4편의 오페라를 매일 돌아가며 공연하는 것부터 초유의 일이다. 예산상 무리도 크다. 국고지원(2억5,000만원)은 총예산 10억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예상 입장수입 4억원을 올리려면 통상 유료관객의 2배가 넘는 매회 1,000명이 관람해야 한다. 국고와 문예진흥기금 지원을 받는 예술의전당이 나서서 고사하는 오페라를 살리는 일대모험을 벌이는 것이다.

그러나 오페라극장을 오페라로 채우는 「찬란한 11월」을 앞두고 예술의전당은 먼저 뮤지컬 제작에 손을 댔다. 8월1∼9일 극단 신시의 뮤지컬 「라이프」 재공연에 수익과 위험을 분산하는 형식으로 제작에 참여하는 것. 오페라 대관이 취소된 기간에 극장을 놀리느니 그나마 관객이 들었던 뮤지컬을 재공연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다. 수익성이 부족한 오페라페스티벌을 앞두고 예술의전당 운영실무자들은 『어떻게든 돈을 벌어놓아야 한다』는 일종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아예 「돈벌이」에 나선 느낌이다. 2월에 개관 20주년 기념을 내세워 뮤지컬 「넌센스」를 공동제작한 세종문화회관은 9월19∼27일에도 같은 명목으로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을 제작하며 8월6∼9일 악극 「유랑극단」도 공동제작한다. 기업협찬은 메마르고 제작비 규모는 부풀려져 있는 요즘 극장과 극단이 부담을 나누는 것은 자연스러운 제작체제. 그러나 「개관 20주년」을 맞았으면서도 제대로 된 기획공연 없이 흥행물만 내놓고 있다는 비판의 시선도 없지 않다.

물론 예술계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경쟁력 없는 예술단체는 위축, 소멸될 것이다. 그러나 예술의 경쟁력은 상품성만은 아니다. 대중적 예술상품이 있는 반면 상품성은 없어도 가치가 있는 작품도 있다. 가치있는 예술에 대해선 굳건한 지원이 필요하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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