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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연출가,그들이 움직인다/신선한 재기·깔끔한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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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연출가,그들이 움직인다/신선한 재기·깔끔한 감성

입력
1998.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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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개성의 무대/9월 연극실험실 ‘제3회 연극판’/10월 프로젝트그룹 ‘작은 파티’ 공연/11월 예술의전당 젊은연출가 초청30대 연출가들을 주목하라.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

팬터지를 갈구하는 이성열(36·백수광부), 신선한 감각의 최용훈(35·작은신화), 재기가 번뜩이는 박근형(76단)씨. 이들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연극무대를 이끌어간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박상현(36), 섬세하고 감성적인 김광보(34), 언어와 기호의 문제에 천착하는 김동현(33)씨는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하반기에 작품을 내놓는다.

30대의 부상은 준비된 것이다. 이윤택 김아라 최형인씨등 앞서가던 40대 연출가들이 잠시 숨을 돌리는 중이고, 50∼60대도 몇 명을 빼곤 아예 손을 놓거나 재공연에 만족하는 반면 30대 젊은 연출가들은 스스로 판을 벌이고 있다.

올해 초 이성열 최용훈 박근형 김광보 손정우씨가 연극실험실을 40대 선배연출가 동인으로부터 물려받아 2기 동인을 발족시켰고 그 때의 약속대로 9∼11월 「제3회 연극판」이라는 페스티벌을 연다.

이들은 신작 「햄버거에 대한 명상」 「줌 인」 「만두」 「열애기」 「그림쓰기」를 차례로 연출한다. 연극실험실을 수익공간이 아닌 실험무대로 복원키로 한 이들은 상반기에 극장을 비운 적이 없다. 물론 돈은 벌지 못했다. 하지만 「굿모닝 체홉」「놀랬지 체홉」 등을 올렸던 이성열씨는 올해 백상예술대상(한국일보사 제정) 신인연출상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최용훈씨는 9월 서울연극제에도 공식 참가한다.

김동현 박상현 이성열씨는 작은 파티라는 프로젝트그룹을 결성, 10월17∼25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키스」를 공연한다. 이들은 같은 작품을 텍스트로 삼아 서로 다른 개성을 무대에 선보이게 된다.

예술의전당은 30대의 활발한 활동에 발맞춰 11월 4주, 12월부터 내년 1월에 걸쳐 2주 등 총 6주동안 젊은 연출가를 위한 기획무대를 마련한다. 이성열 박상현씨와 지난해 데뷔작 「남자충동」으로 각종 상을 휩쓴 조광화씨를 초청, 제작비를 지원한다. 이들은 2주씩 자유소극장을 쓰는데 대학로를 벗어나 좋은 공연장에 서는 드문 기회를 갖게 됐다.

연극계는 『이렇게 톡톡 튀고 과감한 기획공연이 오히려 흥행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큰 돈을 만져본 적이 없는 이들은 경제적 문제에 오히려 초연하다. 젊다는 건 그런 것. 30대 연출가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기대된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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