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도 안오면 치워 버리고 “밥먹으면 뭘 해줄께” 거래 금물/돌 지나서도 우유만 먹으면 빈혈로 식욕감퇴 위험무더운 여름철, 어른도 입맛이 떨어지는데 아이들 밥 먹이기는 더 힘들다. 밥 잘 안먹는 아이를 둔 엄마는 여름이 더 괴롭다. 달래 보고, 얼러 보고, 때려 보고, 굶겨 보고 별 수를 다 써봐도 잘 안된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PC통신 하이텔의 육아 관련 코너를 둘러보면 그러다가 지친 엄마들의 하소연이 수두룩하다. 『한 숟갈 먹고 질문, 한 숟갈 먹고 딴 짓…. 밥을 앞에 놓고 제사를 지낸다니까요』 『매를 갖다놓고 먹이는데 그래도 될까요』 『몇 끼 굶기라고 하는데 부모 맘에 그게 어디 됩니까』
하이텔 「동네소아과」코너(Go soa)에는 이런 엄마들을 위한 소아과 전문의의 충고가 많이 올라와 있다. 공통점은 억지로 먹이지 말고, 먹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라는 것이다. 이 코너를 개설한 소아과전문의 하정훈박사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한 배고프면 먹게 돼 있다』면서 『밥 먹으면 뭘 사주겠다는 등 식사를 가지고 아이와 거래하면 버릇을 망친다』고 충고한다. 「밥 먹자」 한 마디만 하고 불러도 안오면 치워버리는 습관을 들여야 버릇을 고칠 수 있다.
엄마들은 모르고 지나치기 쉽지만 간혹 빈혈 때문에 식욕이 없어 밥을 안먹는 아이들이 있다. 하정훈박사는 『돌이 지나고도 계속 우유를 많이 먹으면 철결핍성 빈혈로 밥을 잘 안먹게 될 수 있다』고 일러준다. 소화에는 철분이 필요한데 우유는 철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밥을 잘 안먹는다고 대신 우유를 먹이는 것은 잘못이다.
하루 2컵이 적당하다. 계속 우유만 찾는 아이를 밥먹게 하려면 울리는 것도 방법이다. 우유를 2주 정도 딱 끊어버리면 아이는 이틀 가량 떼굴떼굴 구르고 1주 정도 안먹고 버티지만 엄마가 과감하게 나가면 이긴다.
밥을 씹기만 하고 뱉는 아이는 어떻게 할까. 「동네소아과」상담의사인 소아과전문의 김영훈 박사의 처방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라는 것이다. 야단치면서 계속 먹이려 하거나 당황해서 허둥대면 아이는 엄마의 그런 행동을 즐기게 된다는 것이다.
딴짓하면서 먹는 아이에게 식탁에 얌전히 앉아 먹는 버릇를 가르치려면 엄마의 행동이 중요하다. 엄마가 TV를 보면서 밥을 먹이거나 아이는 밥상에 앉혀두고 한술 먹이고 일하다 다시 와서 또 먹이고 하면 아이는 밥 먹을 때 한눈 파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엄마 아빠가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도 식사를 즐기게 된다.
또 아이는 오늘은 이것, 내일은 저것만 먹기도 하는데 『길게 보면 이것저것 고루 먹는 편이므로 한번에 고루 먹지 않는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김박사는 귀띔한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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