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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세대교체론(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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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세대교체론(社說)

입력
1998.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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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국회의장 후보를 경선으로 선출하는데 성공했고, 소위 토니 블레어군으로 불리는 소장의원들은 총재경선 출마를 선언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소장의원들은 당권파, 비당권파, 합종연횡 등으로 가늠되던 기존의 경선구도에 세대교체라는 새로운 이슈를 던졌다. 그들의 출현은 이합집산의 변수만을 늘린채 끝날 지도 모른다. 또 일부에서는 그들이 영국의 블레어 총리에 자신을 견줄만한 자격이 없다고 공박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적 욕구를 생각할 때 간단히 폄하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지금 한나라당에 던져진 세대교체론은 적어도 계파보스 중심의 당권논의를 이슈중심의 논의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사정을 보면 지금같은 계파경쟁으로는 다가올 전당대회가 득표지상주의의 세몰이 경쟁으로 흐를 것이 뻔하다. 편가르기와 짝짓기에 골몰하고 유·불리에 따른 표계산이 판을 치는 구태라면 이는 대단히 시대착오적이다. 세대교체론을 단순히 나이교체론 정도로 한정하거나 영남 패권회복 시도라고 몰아붙이는 자세는 지나치게 정쟁적이다.

8월의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대선이후 갈팡질팡해 온 당의 체제를 정상화하는 중요한 행사다. 관심이 온통 당권의 향배에 가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본격 야당으로서 스스로를 어떻게 자리매김하는가라는 본질적인 문제다. 집권당에서 진정한 야당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점에서 창당의 의미마저 있다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재집권을 위한 대여경쟁의 출발이자, 지리멸렬한 붕당에서 벗어나 이념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혁신의 과정이어야 할 것이다. 기존의 계파게임으로 이러한 과제가 풀릴 수는 없다. 한나라당에는 비단 세대교체론이 아니라도 구태를 부수고 새로운 정신을 담아낼 수 있는 다른 슬로건이 필요하다.

구태여 과거 40대 기수론과 이번 세대교체론을 비교할 생각은 없다. 적어도 지금의 한나라당은 건강하고 강한 야당으로 혁신돼야 한다. 원내의 다수의석을 유일한 무기로 존재를 과시하면서 계속 버텨나갈 수는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당이 깨져도 좋다는 계파이기주의와 취약한 리더십, 정당으로서의 목표감 상실, 정책대안이 없는 무능으로 일관한다면 이는 국민들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한나라당은 소위 「김씨」가 없는 유일한 당이다. 차세대의 정당상을 제시할 실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세대교체론은 이런 의미에서 정치권의 활력이 될 수 있으며, 한나라당의 당권경쟁은 이런 인식이 공유된 것이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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