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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반응(권오길의 생물이야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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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반응(권오길의 생물이야기:13)

입력
1998.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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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양파 부추 달래 등 껍질 벗기면 자극성 냄새/자신 보호위한 방어물질풀과 나무에 상처가 생기면 즙이나 진이 나온다. 민들레나 상추의 이파리를 따면 하얀 이눌린이, 소나무나 복숭아는 터펜스라는 물질이 들어있는 진을 쏟아낸다. 사람도 상처를 입으면 피가 흘러나와 굳어져 딱지가 된다. 병원균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반응이다. 식물의 즙이나 진도 같은 역할이다.

마늘 양파 부추 달래는 어떤가. 땅에서 자랄 때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지만 껍질을 벗기면 강한 자극성 냄새를 풍긴다.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는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세포 속의 알린이라는 물질을 알리나제 효소의 도움으로 알리신이라는 휘발성 물질로 바꿔 밖으로 뿜어낸다. 제라늄 들깨 더덕도 자극이 없으면 우리가 느낄 만큼 강한 향을 풍기지 않는다.

정도 차이가 있지만 어느 식물이나 외부 침입에 대비하는 반응을 보인다. 마늘냄새인 알리신이 코 눈 점막을 자극해 코눈물을 흘리게할 정도로 독성을 갖는 것도 공격해오는 세균 바이러스등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고추가 지닌 캡사이신이라는 매운 물질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물질이다.

알고 보면 삼라만상중 싸우지 않는 것이 없다. 흙 속의 미세한 생물이나 곰팡이들은 스트레프토마이신 페니실린이라는 항생물질을 만들어 다른 생물체의 침공을 막는다. 꾀 많은 인간들은 그 물질들을 훔쳐내 병원균 감염을 막는 항생제로 쓰고 있다. 항생제는 세균들의 전쟁무기인 것이다.

고소한 흙냄새는 방선균과 같은 세균들이 토양중의 유기물을 분해할 때 생긴다. 흙이 걸지 않으면 세균들이 살지 않으니 토향(土香)도 없다. 모래와 같이 심성이 메마른 사람에게 사람 향기가 나지 않는 것도 매한가지다.<강원대 생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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