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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도 판타지소설 ‘드래곤 라자’ 12권 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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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도 판타지소설 ‘드래곤 라자’ 12권 완간

입력
1998.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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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환상여행 “끝나지 말길…”/PC통신서 연재 폭발적 인기/완전무결자·요정·마법사… 컴퓨터게임하듯 시종긴장/‘한국적 판타지’ 가능성 열어현실세계를 한 번 완전히 떠나보자. 일상을 벗어나 평소 못해본 일을 해본다는 차원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세상, 사람들과 관계맺고 그 관계에 부대껴 살아가는 지금 세상과 완전히 다른 세계를 한 번 꿈꿔보자. 판타지의 세계는 그때 펼쳐진다.

최근 12권으로 완간된 이영도(26)씨의 「드래곤 라자」(민음사 발행)는 이 판타지세계로 안내하는 관문이다. PC통신 하이텔의 창작연재란에 지난 해 10월부터 연재돼 조회수 90만여회라는 기록을 세우고 책으로 나온 이 소설은 출판불황에도 첫 권 발간 2개월여만에 24만여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우리에게 다소 낯선 판타지소설이라는 장르는 비인간세계를 그리는 것. 「이계(異界) 창조」와 「숨겨진 소망 충족」이 매력이다. 영국 옥스포드대 교수를 지낸 언어·문헌학자 J.R.톨킨의 「반지전쟁」이 대표작. 켈트신화를 바탕으로 판타지소설의 원형이 된 작품이다. 「나르니아 연대기」의 C.루이스, 노벨상후보로 오르내리는 「어스시의 마법사」의 작가 어슐러 르귄은 톨킨과 함께 3대 판타지 작가로 꼽힌다.

이씨의 「드래곤 라자」는 한국적 판타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책으로 꼽힌다. 기지와 유머 넘치는 문장, 인간세상이 아닌 세계를 그리면서도 「인류 공통의 집단무의식」을 건드리며 결국 인간의 문제를 돌아보게 하는 솜씨가 여간 아니다.

주인공은 「후치」라는 열일곱살 난 소년이다. 작가가 인간의 「후안무치」함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는 후치의 1인칭 화자 시점에서 소설은 전개된다. 판타지소설답게 완전성을 가진 존재인 드래곤, 돼지처럼 생긴 괴물 오크, 귀가 뾰족한 요정족인 엘프, 난장이 드워프 등 일곱 종족이 어울려 사는 헬턴트가 무대이다. 이들 일곱종족과 더불어 전사와 궁수, 마술사, 성직자, 음유시인 등이 검은 드래곤의 폭력에 시달리는 자신들의 영지를 지키기 위해 마법사 핸드레이크를 찾아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다. 「드래곤 라자」는 원고지 1만3,000장의 방대한 분량에도 정교한 구성으로 그 매력을 충분히 살려놓아 컴퓨터 롤플레잉 게임을 하듯 소설을 따라 가게 만든다.

『판타지는 우리들의 실상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오직 환상만을 추구하게 한다』는 작가 이씨의 말처럼 「드래곤 라자」에 들어가면 현실은 달아나고 환상만이 독자를 이끈다. 우리 선조들이 도깨비 이야기로 현실의 어려움을 잊었다면 「드래곤 라자」는 현대판 설화이기도 하다.

이씨는 경남대 국문과 출신으로 93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드래곤 라자」를 2,000여장 써놓은 상태에서 PC통신에 올렸고 통신애호가들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매일 원고지 200장 분량을 써내는 왕성한 필력을 자랑했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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