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 키에 39㎏ 너무 말라 별명 ‘해골’/친구들 놀림받아도 학교에 나갔으면…『늘 기운이 없고 머리가 아파서 하루종일 그냥 집에서 누워지내요』
경기 안산시 모중학교 3학년 김성재(15·가명)군은 지난주 여름방학이 시작된 뒤 하루하루 힘겨운 배고픔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방학이 시작되면 학교 급식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전국 6만여명의 결식학생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본보 7월9일자 보도)이후 민간·지역단체마다 이들을 먹이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정작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당국은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사실상 체계적인 대책마련을 포기한 상태다.
5년전 어머니가 가출해 아버지와 10평 남짓의 아파트에서 함께 사는 성재는 몸이 너무 여위어 친구들에게 「해골」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166㎝의 키에 몸무게는 고작 39㎏. 평균적인 또래 아이들보다 15∼20㎏ 덜 나가는 체중이다. 창백한 얼굴에 움푹한 눈, 반팔소매 밑으로 앙상한 팔을 드러낸 몸매는 보는 사람들을 안쓰럽게 했다.
『아이들이 저를 싫어하는 것을 알아요. 몇몇 아이는 매일 「왜 도시락도 못갖고 다니냐」며 심하게 괴롭히기도 해요. 그래도 배고픔을 견디는 것 보다는 차라리 시달리더라도 학교에 다니는게 좋아요』 아버지가 공장에 다니느라 집을 비워 혼자 집안일을 돌봐야 하지만 기운이 없어 그냥 누워서 하루를 보낸다는 성재는 『아버지가 며칠전 쌀을 사오시기는 했지만 김치 등 반찬이 아무 것도 없어 먹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군의 학교가 파악하고 있는 교내 결식학생만 30여명. 안산지역 전체로는 5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방학중 이들을 먹일 수 있는 급식시설은 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곡동의 무료급식소 「신나는 집」 한 곳뿐이다.
이같은 사정은 2만여명의 결식학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서울도 마찬가지. 이들에게 방학중 식사를 제공하는 기관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무료급식소 등 2, 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근 서울 송파구음식업협회(회장 조병관·趙炳觀)와 강동구 중식업친목회, 북부종합사회복지관 등 몇몇 지역단체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 방학중 결식학생에 대한 무료급식에 나서고 있다.
「신나는 집」 강명순(姜命順) 원장은 『제반시설이 부족하고 각종 단체 등에서 기증한 음식에만 의존하다보니 한끼 메뉴조차 짜기가 힘들다』며 『방학중 결식학생을 제대로 먹이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이상연 기자>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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