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垓字설치·살충제 등 입체 소탕작전문화재연구소가 흰개미와 「전쟁」을 벌인다. 문화재연구소는 국보 52호인 해인사장경판전(海印寺藏經板殿)과 국보 32호인 해인사대장경판의 훼손을 막기 위해 1년 일정으로 해인사 흰개미 방제에 나섰다.
해인사의 신고로 6월에 현지조사를 한 결과, 주지의 거처인 응향각(凝香閣) 마루등 일부 목조구조물에서 흰개미 집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길이 3㎜의 흰개미는 습기가 있는 목재 속으로 파고 들어가 살면서 목조 구조물을 파괴하는 「문화재천적」이다. 아직 장경판전이나 장경판이 흰개미의 공격을 받지 않았지만 그대로 둘 경우 훼손이 우려된다.
연구소는 지하로 이동하는 습성을 가진 개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장경판전과 대웅전을 에워 싸는 「해자(垓字)」를 만들기로 했다. 폭 20㎝, 깊이 30㎝ 크기의 도랑을 파고 흰개미 방제약을 넣은 흙을 채워 넣는 것.
또 20여 채의 목조 건조물 가운데 흰개미가 서식할 개연성이 있는 응향각과 종무실건물에 살충제 메틸 브로마이드 가스를 뿌리고 흰개미떼의 아지트인 장경판전 뒷산의 소나무 그루터기를 모두 뽑아 없애기로 했다. 해인사 주변에는 흰개미가 좋아하는 소나무 재질의 목판을 곳곳에 설치, 침입 여부를 수시로 정찰키로 했다.
연구소 한성희(韓成熙) 전문위원은 『우리나라에서는 흰개미가 목조문화재를 훼손한 경우가 아직 없었지만 일본에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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