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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환율/어제 하루 11차례나 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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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환율/어제 하루 11차례나 고시

입력
1998.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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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뭄’ 작은 충격에도 급등락국내 외환시장의 허약성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계속된 폭락장세, 그리고 28일 하루동안 11차례나 기준환율을 재고시해야 했던 극단적 널뛰기장세는 작은 충격에도 환율이 급등락할 수밖에 없는 외환시장의 구조적 허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환율의 가파른 폭락세가 자율반등심리와 휴버트 나이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의 시장개입용인 발언으로 제동이 걸렸지만 실제 개입은 쉽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하락기조는 완만하나마 계속될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말라붙은 외환시장

원·달러시장은 현재 「거래의 가뭄」을 맞고 있다. 환란(換亂)이후 위축되기 시작한 외환거래는 갈수록 쪼그라들어 이달엔 하루평균 거래액이 10억달러(8억400만달러)이하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7월(29억5,400만달러)의 약 30% 수준.

실수요든, 투기수요든 거래자체가 위축되다 보니 단 몇백만달러, 몇천만달러에도 환율이 폭등락하는 불안양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28일에도 불과 5,000만달러의 외국인자금이 빠져나가자 환율이 순식간에 1,185원에서 1,210원으로 25원이나 폭등했다. 한 외환딜러는 『환율이 불안하다보니 거래가 위축되고 거래가 위축되다보니 적은 액수로도 환율이 요동치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며 『거래활성화를 위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개의 상반된 수급불균형

최근의 환율하락은 달러공급이 수요를 압도하기 때문. 매달 30억달러가 넘는 경상수지흑자, 기업·금융기관들의 외자유치 및 자산매각대금유입, 110억달러에 달하는 달러대기물량(외화예금)은 환율을 계속 끌어내리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외환시장의 근저엔 반대의 수급불균형이 흐르고 있다. 단기채무의 장기전환이 이뤄져 당장 상환부담은 없어졌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1,500억달러가 넘는 외채를 떠안고 있다. 당장 몇백억달러의 흑자를 냈다고는 하나 길게보면 여전히 달러는 수요초과상태인 것이다.

따라서 국내외환시장은 단기적으로 공급초과, 장기적으론 수요초과의 이중구조인 셈이다. 이는 당장은 공급우위로 환율이 폭락하지만 외채상환이 개시되는 시점에는 수요초과로 다시 환율이 급등할 수 있음을 뜻한다. 현재의 환율은 급락하는 만큼 급등할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더 위험한 것이다.

■개입 가능성과 전망

나이스 국장은 이날 원화환율의 가파른 하락에 우려감을 표시하면서 「중앙은행의 조심스런 개입가능성」을 언급했고 이 말 덕에 환율은 폭등했다. 그러나 실제 외환당국이 직접 개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한 외환당국자는 『앞으로도 경상수지흑자와 외자유입이 계속될텐데 당국이 매번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책은행을 통한 달러매입유도 ▲금융기관 외화지원잔액 조기회수 ▲재정차관 조기상환 등 「간접관리」는 하되 극단적으로 환율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이 아니라면 직접 개입은 최대한 삼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 수급구조상 하락세는 불가피하며 특히 수출대금유입이 피크에 달할 금주중 환율은 1,100원대 재진입을 시도할 것이란게 시장의 지배적 전망이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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