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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등급제’ 논란/서울大 등 무시험 확대하며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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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등급제’ 논란/서울大 등 무시험 확대하며 도입 검토

입력
1998.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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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고교 “학력차 현실반영 당연”/대부분 학교선 “서열화로 입시병 불러”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이 무시험전형을 대폭 확대키로 방침을 정하면서 대부분 「고교등급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선고교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고교는 찬성입장을 보이는 반면, 나머지 지역의 고교는 크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갈등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는 2002학년도부터 무시험전형을 대폭 확대할 경우 서울­지방, 강남­강북간 고교별 학력격차를 반영하기 위한 입시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연세대도 99학년도부터 전국 2,000여개 고교를 5등급으로 나누어 가중치를 부여하는 고교등급제를 실시키로 했으며, 고려대는 2000학년도부터 고교간 학력격차를 반영하는 입시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대부분의 고교와 학부모들은 고교간 학력차가 입시에 반영될 경우 대학서열화와 함께 평준화이후 사라진 고교서열이 재현되는 것은 물론, 중학교도 입시열풍에 휘말리는 등 엄청난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서울 금천고 관계자는 『고교등급제 등 고교서열화를 반영하는 입시안이 실시되면 「명문고 바람」이 부는 것은 명약관화하다』며 『서울의 경우 강남­강북지역 고교 사이에서 자칫 지역갈등의 소지마저 있다』고 우려했다.

강북지역 학부모인 김숙자(金淑子·서울 은평구 불광동)씨도 『중학교부터 입시경쟁이 시작돼 과외부담이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으며 강남지역에 대한 위장전입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며 신중한 도입을 주문했다.

전교조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에서는 고교등급제가 아직 검토단계라는 점에서 공식적 입장표명은 하지 않고 있지만 확정될 경우에는 조직적으로 반대운동을 전개한다는 내부입장을 정한 상태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의 오성숙(吳星淑) 회장은 『고교서열화가 시작되면 대학입시의 모든 부작용이 다시 고교입시로까지 확대되는 셈』이라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력주의와 인맥주의를 더욱 부채질하게 될 고교서열화 방침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의 이경희(李京喜) 대변인도 『섣부른 고교서열화는 고교 교육에 이어 중학교 교육마저 파행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재고를 촉구했다.

그러나 서울의 강남지역 고교를 비롯, 이른바 「명문고」에서는 이같은 입시안에 대해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당연하다고 보고 각 대학 세부안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상문고측은 『고교간 학력차이가 뚜렷한 것이 현실인데도 입시에서 이를 무시해왔다』며 『명문대 합격생이 많은 고교는 교장추천제로 인해 오히려 피해를 볼 수도 있는만큼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도 「고교등급제」도입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용산고 배규섭(裵圭燮) 교사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학교별 등급부여만 된다면 고교간 학력격차를 반영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박천호·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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