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교회 방화사건 유죄로/사상최고액 판결 파산위기미국의 백인우월주의 인종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KKK)이 파산상태에 몰렸다.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민사법원이 인종범죄와 관련, 2개의 KKK 단체에 대해 3,780만 달러라는 사상 최고 액수의 배상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KKK 단체의 회원 대부분이 중산층 이하의 백인들이라는 점을 볼 때 이 단체가 이만한 배상액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 그러나 엄격한 증거를 요구하는 형사법정에 기소하지는 못했지만 이처럼 민사책임을 물어 사실상 이들 단체를 해산시키는 효과를 거두게 된 것에 대해 미국내 인권단체들은 크게 환영하고 있다.
95년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수도인 콜롬비아에서 90여㎞가량 떨어진 한 교회에서 방화사건이 일어난 것이 이번 재판의 시작이 되었다. 신도의 90%이상이 흑인인 이 교회에 하얀 두건과 가운을 입은 KKK 단원들이 나타나 교회를 불태웠고 이어 백인 3명이 붙잡혀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3명이 속해 있던 「기독교 기사단」 「사우스캐롤라이나 클랜」등 두 KKK 단체는 『회원들의 개인 생각에서 비롯된 단독 범행이었을뿐 우리는 그같은 폭력행위를 지시하거나 조장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결국 이들 단체는 증거불충분으로 법망을 빠져나갔으나 이번에는 교회측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민사법정에서도 이들 단체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인종범죄의 분위기를 조장한 것만으로도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뿐만 아니라 원고측이 청구한 2,520만 달러의 배상액을 훨씬 초과하는 액수의 배상판결을 내림으로써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KKK 단체 등 인종차별주의적 단체들에 대해 강한 경고를 보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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