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자들은 별로 존경받는 직업인이 아니다.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등 권위있는 매체의 경우는 다르지만, 일반적인 인식은 매우 낮다. 미국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기자직은 언제나 자동차 딜러, 변호사, 노조간부 등과 함께 가장 불신받는 직종중의 하나로 꼽힌다. 미국 언론은 워터게이트사건을 파헤쳐 현직 대통령을 하야시키는등 용기있는 자유언론의 표상이기도 하지만, 시시콜콜 남의 뒷얘기나 캐는 타블로이드 언론의 천국이기도 하다.■남미국가들의 언론은 미국적 자유언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인지 남미언론은 권력의 부패와 인권탄압을 고발하며 군사정권에 맞섰던 저항의 전통을 지니고 있다. 국민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언론의 국가적 비중이 이 지역에서 절대적 권위를 갖는 가톨릭교회에 버금간다고 한다. 오랜 독재아래 입법 사법이 모두 정권에 의해 장악된 상황에서 언론만이 유일한 저항과 폭로의 사회적 장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페루 브라질 등 남미 각국에는 정부가 두려워 하는 「영웅적」 저널리스트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대부분 정부로부터 탄압과 공격의 대상이 된다. 뉴욕에 본부를 둔 「언론인보호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숨진 언론인 26명 가운데 10명이 남미에서 살해됐다. 아르헨티나의 호라시오 베르비츠키, 페루의 민간TV방송 사주인 바루크 입셔 등은 고위관리들의 부패상을 파헤치는 꿋꿋한 활약으로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러나 남미언론의 다른 얼굴들은 이와 정반대다. 존경받는 언론인은 소수일 뿐 정부와의 유착이나 뇌물수수 등 스스로가 부패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언론은 상업주의에, 남미언론은 부패로 오염돼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언론의 문제도 적지않다. 며칠전 중부일보에 대해 압수수색이 실시되는 등 지방신문들에 대한 비리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의 혐의가 협박, 갈취등의 범죄행위라니 이는 해묵은 한국형 오염유형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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