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조철도끼 40점·미늘쇠 등 선진 철기유물 다량 출토/기존 학설 1∼2세기 앞당겨신라가 학계 정설(5∼6세기)보다 100∼200년 앞선 4세기께 고대국가체제를 형성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고분과 유물이 경주에서 무더기로 발굴됐다.
영남매장문화재연구원(원장 이백규·李白圭)은 4월부터 경북 경주시 외동읍 구어리 556 단독주택 신축예정부지 1,200여평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4세기 신라의 목곽묘(木槨墓) 24기가 화폐 역할을 하던 주조철부(鑄造鐵斧·철도끼) 40점등 유물 200여점과 함께 출토됐다고 25일 밝혔다.
박승규(朴升圭) 연구실장은 『4세기 표준유물인 고식도질토기(古式陶質土器) 수십점이 출토된 1호 묘에서 그동안 4세기 신라무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선진적이고 다양한 철기유물이 무더기로 확인됐다』며 『유물성격 등을 분석한 결과, 신라가 이미 4세기에 고대국가체제를 갖췄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고학적으로 한 집단의 고대국가 발전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은 ▲지배층 무덤이 다른 무덤과 비교해 입지·규모면에서 우월한가 ▲부장유물이 지배층 무덤에 집중돼 있는가 ▲경제·정치적 권위를 상징하는 부장품이 지배층 무덤에 있느냐 등이다. 역사학적으로는 지방관 파견 등 중앙집권화와 율령반포가 기준이 된다.
고고학적 기준에 비추어볼 때 1호 묘는 무덤이 밀집한 경사면의 정상에 있고 다른 묘보다 규모가 4∼5배(길이 6m24㎝, 너비 3m40㎝, 깊이 30㎝) 커 확실한 우월성을 보이고 있다.
또 주조철부 40여점, 환두대도 1점, 철창 40여점, 철제요갑(腰甲) 1점, 철제목두르개 1점, 철제장식고리인 미늘쇠 2점 등 유물 200여점이 1호 묘에서만 나왔다. 특히 주조철부 40여 점이 대거 출토된 사실은 4세기께 신라에서 국가체제를 형성할 만한 경제력 집중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고 미늘쇠는 정치적 권위를 상징하는 부장품이다.
박실장은 『1호 목곽묘는 고대국가체제를 갖춘 집단내 지배층 무덤으로서의 조건을 대부분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한병삼(韓炳三)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호 목곽묘의 주인공은 고대국가체제를 갖춘 신라의 한 지방세력으로 보이며 따라서 신라는 4세기에 고대국가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8월말까지 발굴을 계속한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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