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제일銀 소액주주 소송 남얘기가 아니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제일銀 소액주주 소송 남얘기가 아니야”

입력
1998.07.26 00:00
0 0

◎기업 임원들 “보험듭시다”/부실경영 손해배상 대비/금융기관서 폭발적 관심제일은행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해 법원이 원고승소 판결한 이후 「임원배상책임보험」이 인기보험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퇴임후 사재로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지도 모르는 대기업과 금융기관 임원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회사 임원의 잘못으로 손실이 발생, 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보험사가 대신 손해배상금과 소송비용을 물어주는 「임원배상책임보험」에 대한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이 보험은 91년 동부화재에서 처음 개발, 계약실적이 거의 없었으나 지난해 말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이후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쌍용화재, 동양화재 등이 잇달아 신상품으로 내놓아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LG전자, 쌍용양회 등 기업들이 단체로 가입했다.

그동안 이 보험은 대부분의 기업이나 임원들로부터 외면당했으나 이번 제일은행 소액주주 승소판결로 새삼 필요성을 절감한 금융기관 임원들로부터 폭발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부화재 화재특종업무팀의 한 관계자는 『25일이 토요일이라 문의전화가 10여통에 그쳤지만 월요일부터는 문의전화 뿐만 아니라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 국내기업 신용도 재평가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동양화재 특종업무부도 이날 오전에만 금융기관을 비롯, 10여개 회사가 가입문의를 해오는 바람에 오후 늦게까지 남아 상담했다. 열흘에 한 건 정도 문의전화가 걸려오던 쌍용화재 특종업무팀에도 이날 오전에만 문의전화가 15통이나 걸려왔다.

삼성화재 특종업무팀의 한 관계자도 『올초부터 계열사를 중심으로 26개 회사가 임원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다』면서 『그동안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있는 상황이었는데 제일은행 소액주주 승소판결로 가입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제일은행의 경우 손해배상금만 400억원이나 되는 등 금융기관은 손해배상금이 너무 커 보험사가 선뜻 받아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액주주 운동의 확산으로 소송이 늘어날 경우 보험료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때문에 보험사들이 계약조건을 더욱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어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 보험상품이 임원들의 책임 회피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이승희(李承熙) 간사는 『소액주주운동은 책임경영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민운동』이라며 『기업의 임원진들이 책임 추궁을 두려워하기에 앞서 책임있는 경영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박천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