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기획위원 집단사퇴 표명/2000년 행사준비 갈등 심화/“전문인력 26명에 공무원 74명 예산중 인건비가 40% 비효율”2000년에 개최될 제3회 광주비엔날레의 준비작업이 원활하지 못하다. 전시방향과 운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전시기획위원회가 사무국의 집행권 독점을 문제삼아 집단 사퇴의사를 표명, 파문이 일고 있다. 전시기획위원회는 문화예술전문가, 사무국은 공무원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송기숙(전남대) 김우창(고려대) 교수 등 제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위원회(위원장 최민 광주비엔날레 전시총감독) 위원 14명은 15일 행사운영 개선방안을 담은 건의안을 광주비엔날레 재단이사장인 고재유(高在維) 광주시장에게 전달하는 한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총사퇴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혔다. 전시기획위원회는 『공무원조직이 집행권을 독차지하고있어 효율적인 행사준비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건의서 제출배경을 설명했다.
건의안의 골자는 ▲전시기획위원회에 전시 홍보 행사의 권한 및 집행에 대한 의결과 감독권 부여 ▲전시총감독에 인사제청권 부여 ▲공무원이 주축인 광주시립미술관의 비엔날레 운영간여 배제등이다. 전시총감독은 조직위원장과 전시기획실장을 겸임하도록 했지만 실제 권한은 큐레이터 한 명도 채용할 수 없고 아이디어 제공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내부 갈등으로 제3회 비엔날레는 개념조차 아직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영훈(崔英勳) 광주시립미술관장 겸 비엔날레사무차장은 23일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으나 기획위원회가 주장한 내용 가운데 일부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엔날레 운영과 시립미술관의 역할을 분리하자는 건의도 광주시 조직개편안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술계는 문제의 핵심은 미술전문지식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대거 비엔날레 운영에 참여하는데 있다고 지적한다. 비엔날레재단이 자체 채용한 전문인력은 26명에 불과한데 반해 행사지원 공무원은 74명이나 된다. 행사예산 100억원 중 40억원이 인건비로 소요되고 있어 현지 언론으로부터도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차례의 행사에서도 전시기획자와 공무원간 충돌이 빈번했고 미숙한 운영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미술계는 외국 유명 비엔날레의 경우 20∼30명의 인원으로 행사를 효율적으로 치르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비엔날레를 민영화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견해이다. 하지만 200억원의 비엔날레기금과 국제전시의 집행권을 광주시공무원들이 내놓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갈등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박은주·송두영(광주) 기자>박은주·송두영(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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