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당권파를 중심으로 한 제 정파가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 김윤환(金潤煥) 부총재를 국회의장 후보로 「옹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미 김부총재와 만나 의장출마를 권유한 김덕룡(金德龍) 부총재는 물론 조순(趙淳) 총재, 이한동(李漢東) 부총재, 그리고 서청원(徐淸源) 사무총장 등이 「김윤환카드」관철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측은 『김부총재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며 굳이 제동을 걸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흐름대로라면 총재단회의가 이달말께 김부총재를 의장후보로 합의 추대할 가능성이 높다. 조총재는 이를 위해 24일부터 부총재들과의 1대1 연쇄회동을 시작했다.하지만 정작 김부총재는 이날 조총재와의 오찬회동에서 후보추대에 대한 신상우(辛相佑) 부총재 등의 반발을 의식한 듯 『나는 의장직을 희망한 적이 없으며, 총재단이 추대한다 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당권파는 『우리가 후보 경선요구를 무마하면 김 부총재의 생각이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쉽사리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는 자세다. 당권파가 내세우는 논거는 김부총재의 본선 경쟁력. 정치적 무게와 함께 여야를 넘나드는 폭넓은 교분을 쌓고 있는 김부총재가 나서야 여당일각의 반란표를 유도, 여권의 박준규(朴浚圭) 후보를 제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동시에 내심에는 8·31총재경선과 관련, 김부총재에게 당적을 이탈해야 하는 의장직을 맡김으로써 이 명예총재와 김부총재의 연대고리를 약화시키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그러나 당권파가 계속 밀어붙이기에는 김부총재의 태도가 너무 완강하다는 느낌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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