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서는 부정적일수도/선경·칼피 스등 이름 바꿔이제는 지구촌 시대. 많은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사업을 해야 한다. 그런데 한 기업의 브랜드가 자국에서는 좋은 의미로 통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는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시키거나 심지어 욕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은 각 나라의 언어나 문화를 고려해 회사이름이나 브랜드명을 선정하고 있다.
세계적 석유회사인 「엑슨」(Exxon)사의 전신인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은 1972년 회사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전세계 100여개 이상의 나라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다국적기업이었기 때문에 각 나라의 언어로 사용할 때 문제점이 없는가를 철저히 검토했다. 여러 이름들중에서 유력한 최종후보로 오른 이름이 「엔코」(Enco)였다. 그러나 마지막 결정과정에서 「엔코」가 일본어로 「휘발유가 떨어졌다. 자동차가 고장났다」는 의미인 「엥코」와 비슷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막판에 「엑슨」으로 뒤바뀌었다. 일본에서 판매되던 음료수중에서 「칼피스」라는 제품이 있었다. 이 제품은 우유를 넣어 만든 탄산음료로서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칼피스」를 미국에 수출하게 되면서 원래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미국인에게 「칼피스」란 이름이 자칫 「카우 피스」(Cow Piss)처럼 들릴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 「카우 피스」는 말 그대로 「암소 오줌」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 수출할 때는 「칼피스」대신 「칼피코」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내보내야 했다.
이같은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마찬가지. 특히 한국화약그룹 임직원이 LA공항에 도착했을때 환영 플래카드를 보고 기겁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환영! 남조선 폭파단」(Welcome, Korean Explosive Group)이라고 쓰여져 있는 것이었다. 한국화약그룹이 나중에 그룹이름을 「한화」(Han Hwa)로 바꾼 것도 이같은 황당한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선경」(Sunkyung)도 자칫하면 「Sunk Young」(침몰하는 젊은이)으로 발음될 수 있었지만 이제 「SK」로 바뀌어 그런 부정적 연상의 소지는 사라졌다.
최근 글로벌 스탠더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한 첫단계가 브랜드명의 세계화가 아닐까?<서울대 경영대 교수>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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