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법조인 등 다수 제외/의류상 7명 사법처리 ‘눈길’6월부터 한달여간 계속된 검찰의 병무비리수사가 23일 일단락됐다. 검찰은 창군 이래 최대의 병무비리사건인 이번 수사에 검사와 수사관 등 34명을 투입해 병무청탁 부모 400명을 포함, 모두 500명을 소환조사해 「144명 기소」라는 적지않은 성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일부 병무청탁 부모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둘러싸고 검찰과 법원의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원용수(元龍洙·53·구속) 준위에게 거액을 건넨 이재학(李在學·56)가톨릭의대 교수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증거인멸및 도주우려가 없고 초범이며 금액이 비교적 적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14일 수사자료를 보강해 재청구했으나 법원은 『사정변경이 없다』는 이유로 재차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이씨의 경우 자신이 다리수술을 해준 원준위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고마워하는 점을 이용, 원준위와 입을 맞춰 병무청탁 대가로 준 돈을 「재건축비용」으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이들이 원준위에게 건넨 액수는 800만원을 주고 병역면제를 청탁하다 구속된 부모보다 더 많은 액수로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된 단순청탁 부모 199명 역시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은행원 교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로 밝혀졌다. 이중에는 당 3역까지 지낸 전직 국회의원 S씨와 부산의 지방신문 전무, 법원 관계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일규(都日圭) 전육참총장 등 예비역 장성 5명은 검찰수사결과 친지 부탁이나 부대배치 등 병역사항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나 내사종결됐으나, 박노준(朴魯俊·55) 예비역준장만 유독 부관감 재직시절 원준위로부터 7회에 걸쳐 700만원을 받아 불구속기소돼 대조를 이뤘다. 검찰관계자는 『박씨의 죄질은 구속사안이지만 폭탄파편을 몸에 지닌 채 살아가는 상이군인인 점과 당뇨등 중병을 앓고 있는 점을 감안,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사법처리된 부모중에는 서울시내 의류상도 7명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동대문시장 흥인시장 등에서 대규모 의류상을 하는 업자들로, 원준위와 같은 친목계원이던 한 업자가 청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임향순(林香淳·57)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은 96년말 원준위에게 병역면제 대가로 1,500만원을 건네줬으나 곧바로 청탁을 철회한 뒤 돈을 돌려받은 점과 아들이 현역으로 입대한 점등이 고려돼 불구속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박정철 기자>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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