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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 조끼’된 국회/권혁범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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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 조끼’된 국회/권혁범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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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검찰이 하도 많이 (사람들을) 잡아가고 있어 「방탄조끼」를 입을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총무가 22일 여야합의를 깨고 갑자기 195회 단독국회를 소집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던진 말이다. 물론 그는 『여당과 잠정합의한 8월초 임시국회는 너무 늦은 것 같아서』라는 궁색한 이유를 앞에 내세웠지만, 「방탄조끼」 발언은 구속이 임박한 「이신행(李信行) 의원 보호」 의도를 부끄럼도 없이 털어놓은 셈이다.사실 그동안 정가에는 『194회 임시국회 회기가 23일 끝남에 따라 한나라당이 이의원을 보호키 위해 24일부터 다시 임시국회를 소집할 것』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이의원도 고위당직자들을 찾아 다니며 구명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하루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임시국회는 25일 열리게 됐다.

한나라당이 내심 이의원 보호차원에서 소모적인 단독국회를 소집한 것은 5월25일 193회 국회이후 이번이 3번째다. 여당은 그때마다 『회기중 불체포특권을 내세워 부도덕한 의원을 감싸도는 편법』이라고 비판해왔고, 이번에는 곧바로 『한나라당이 「이신행 리스트」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부정의혹을 받고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수사에 응해 사실을 밝히는게 순리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이 여야합의까지 뒤집으면서 단독국회를 소집, 이의원을 보호하려는 것은 참으로 저급한 속셈이다. 참외밭에서는 신발끈을 매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정치는 신의가 우선이다. 후반기 원구성 지연도 여야가 국회법을 어겼기 때문이고, 정국의 파행도 여야가 서로 믿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오랜만에 여야가 원구성을 합의, 돌파구가 마련되어가던 마당에 한나라당이 약속을 깬 것은 또 다시 상호신뢰에 금가게한 행위임에 틀림없다. 정치인들은 재보선의 투표율이 40%에 머문 이유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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