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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지원 말로만 하나(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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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지원 말로만 하나(社說)

입력
1998.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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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만은 혹시나 했던 수출업계의 기대가 다시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침몰위기에 몰린 수출업계의 회생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무역투자진흥 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약속한 수출지원 금융조차 시책 따로, 일선금융기관 창구 따로 제각각 놀면서 정책과 집행이 완전히 겉돌고 있다.적어도 금융때문에 수출이 안된다는 얘기는 더이상 안나오도록 하겠다던 산업자원부 장관의 다짐이 무색하게 막상 일선창구에선 요란했던 지원시책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불평만 쏟아져 나온다. 규정때문에 안된다, 보증을 세우라등 지원기관들은 갖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워 거절하는 구실찾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외환위기와 실업대란을 겪고있는 오늘의 경제상황에서 유일한 경제난 탈출구가 수출에 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외국빚을 갚는 원천도 수출에서 벌어들일 수밖에 없고, 내수가 극도로 침체된 국면에서 경기를 지탱하고 그나마 위축되고 있는 고용과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것도 수출로 타개해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IMF사태이후 환율덕택에 반짝하던 수출은 지난 5∼6월부터 급격히 기력을 잃으면서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기능이 마비됐던 무역금융에 큰 책임이 있었다는 사실은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다.

안팎 수출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엔화 절하가 시정되지 않는데다 원화가치는 턱없이 올라 수출경쟁력은 약화일로에 있다. 우리의 주요시장인 아시아 각국도 격심한 경기침체를 겪고있어 해외시장 여건도 좋지 않다. 그런데도 정부는 요란하게 지원책만 발표하면 모든 일이 끝난양 팔짱만 끼고 있다. 일선기관 창구에선 여전히 수출은 나몰라라이고 보신주의와 복지부동에 빠져있다.

말로는 신용장만 있으면 중소업체도 담보없이 무역금융을 지원한다고 해놓고 은행창구에선 보증인 2명을 세우고 이들의 백지약속어음까지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에 수출용 납품을 하고 받은 구매승인서만 있으면 금융지원을 한다고 해놓고 막상 은행창구에선 대기업 신용도 믿을 수 없는 판에 구매승인서를 어떻게 믿느냐며 퇴짜다. 이런 현실속에서 어떻게 정책의 신뢰가 생길 수 있으며 꺼져가는 수출활력이 되살아 날 수 있겠는가.

책임은 일차적으로 정부에 있다. 탁상에서 만든 거창한 정책을 요란하게 발표만 하고 현장의 집행은 챙겨보지도 않는 무성의 때문이다. 창구직원에게 리스크와 책임을 떠안으라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다. 수출지원이 말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정부가 팔소매를 걷고 철저한 현장점검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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